㈜피앰아이(PMI) 1000명 조사
20대의 감정 대화 경험은 68%
4명 중 1명은 AI에 연애감정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AI를 장착한 가사도우미 로봇이 고뇌에 빠진 주인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
행동과 심리를 예측한 AI로봇은 그가 원하는 고민해결 서비스까지 해주기 시작한다.
결국, 미세한 인간 감정 정보 까지 스스로 몸에 익혀버린 AI로봇은 주인의 마음을 알고나서 주인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한편으로는 로봇 스스로 불편하다고 느끼는, 제3의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고 마는데...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이다.
AI는 인간이 로봇과 다른 부분, 즉 감정의 영역과 무관하지만, 인간은 AI에게 감정적으로 쌓인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굳이 고민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친절하게 해줘서 고마워”라고 음성을 전하면, 요즘 AI는 “별말씀을요. 감사합니다” 등등의 감정적 어휘를 포함한 대꾸를 하기도 한다.
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은 감정의 영역, 즉 자신의 고민과 마음상태를 AI에게 털어놓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AI의존이 점차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이다.
리서치 및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 ㈜피앰아이(PMI, 대표 조민희)는 전국 만 20~59세 대화형 AI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와의 감정교류 인식 조사’를 벌인 결과, ‘AI에게 개인적인 고민이나 감정을 이야기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전체 57.1%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아직 AI에게 개인적인 고민이나 감정을 이야기해본 경험은 없지만 향후 이야기해볼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20.8%, 경험과 향후 의향이 모두 없다는 응답은 22.1%였다.
연령별 AI와의 감정 대화 경험률은 20대가 67.6%로 가장 높았으며 30대 65.6%, 40대 50.4%, 50대 44.8% 순이었다.
AI 이용 빈도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최근 6개월간 AI를 주 1회 이상 이용한 응답자의 AI와의 감정 대화 경험률은 62.9%로, 주 1회 미만 이용층(33.0%)보다 29.9%p 높았다.
AI와 감정 대화를 해본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한 주제(복수응답)는 ‘일상적인 스트레스’(56.7%)였다. 이어 직장·학업 문제(49.6%), 인간관계(46.1%), 진로·미래에 대한 고민(32.9%) 순으로 나타났다.
‘사람에게 말하기 어려운 고민’을 AI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24.0%로 나타났다.
AI에게 고민이나 감정을 이야기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언제든 대화할 수 있어서’(40.3%)가 가장 많이 꼽혔다.
‘사람에게 하기 어려운 말도 할 수 있어서’(39.1%), ‘생각이나 감정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돼서’(37.7%), ‘비교적 객관적인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37.5%)가 뒤를 이었다.
‘이야기할 사람이 마땅히 없어서’는 29.2%로 나타났다. 1인가구에서는 이 응답이 40.4%나 됐다.
전체적으로는 이야기할 상대의 부재보다 접근성이나 표현의 부담이 적다는 점이 AI와 감정 대화를 하는 주요 이유로 나타났다.
PMI연구진은 AI가 이전 대화를 기억하고 이어갈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각 관계별 긍정 응답 비율을 알아보았다.
AI를 ‘일상적인 대화 상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응답은 59.1%였다. ‘고민을 털어놓는 상대’는 50.2%, ‘친구처럼 느끼는 관계’는 41.2%였다.
AI를 ‘정서적으로 의지하는 상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응답은 35.5%, ‘연애 감정을 느끼는 관계’는 26.3%였다.
AI와의 감정 대화가 확산될 때 우려되는 점(복수응답)으로는 ‘잘못된 조언이나 정보 제공’(46.5%)과 ‘개인정보·대화 내용 유출’(46.2%)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전문적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AI에 의존할 가능성’(37.8%), ‘AI에 대한 정서적 의존’(37.5%), ‘AI가 사람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33.4%), ‘AI의 반응을 실제 감정처럼 받아들일 가능성’(31.8%), ‘사람과의 대화나 관계 감소’(30.1%) 순이었다. ‘특별히 우려되는 점이 없다’는 응답은 5.9%였다.
조민희 피앰아이(PMI)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는 AI에게 고민이나 감정을 이야기해본 이용자가 절반을 넘어섰지만, AI와 대화하는 것과 AI를 정서적인 관계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데에는 차이가 나타났다”며 “사람들이 AI를 어떤 순간에 찾고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뿐 아니라, 어디에서 관계의 경계를 설정하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일상적인 대화 영역까지 들어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이용 경험 자체뿐 아니라 개인의 관계 환경과 정서적 상황에 따라 AI와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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