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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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공룡 하면 도마뱀이나 악어 같은 파충류를 떠올린다. 파충류는 변온동물로 햇볕을 쬐어 몸을 데우고 그늘에서 몸을 식히는 방식으로 체온은 조절한다. 영화 속 티라노사우루스도 파충류와 비슷한 방식으로 체온 조절을 해왔다고 알려져 왔다.

그런데 티라노사우루스의 몸이 코끼리만큼 따뜻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빨에 남은 화학적 흔적으로 계산한 체온은 36.3도였다.

파충류와 티라노사우루스. [AI 생성 이미지]
파충류와 티라노사우루스. [AI 생성 이미지]

공룡이 변온동물인지 아니면 스스로 체온을 만들어내는 정온동물인지는 오랜 시간 논쟁거리였다. 뼈의 성장 흔적이나 움직임에 드는 에너지를 따진 연구들이 정온동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가리켰지만, 모든 공룡이 그랬던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나왔다. 티라노사우루스는 가장 많이 연구된 공룡이었지만 체온이 얼마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12권 제38호에 미국 UCLA 랜던 플로레스와 로버트 이글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 이빨의 체온을 계산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 체온을 계산하는 데 쓰인 티라노사우루스 이빨. [S. Abramowicz/로스앤젤레스 자연사박물관 공룡연구소,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12권 제38호]
이번 연구에서 체온을 계산하는 데 쓰인 티라노사우루스 이빨. [S. Abramowicz/로스앤젤레스 자연사박물관 공룡연구소,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12권 제38호]

티라노사우루스 체온은 36.3도

연구팀이 사용한 방법은 이빨의 바깥층인 법랑질을 살펴보는 것이다.

법랑질에는 탄산염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안에서 무거운 탄소와 무거운 산소가 서로 이웃해 붙는 비율은 이가 만들어질 당시의 온도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온도가 낮을수록 탄소와 산소가 더 자주 붙는다. 따라서 비율을 세면 거꾸로 온도를 계산할 수 있다.

측정된 체온 추정치.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12권 제38호]
측정된 체온 추정치.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12권 제38호]

분석은 미국 몬태나주 헬크리크층에서 나온 티라노사우루스 이빨 세 개를 사용했다. 이 중 두 개는 ‘토머스’라는 애칭이 붙은 젊은 성체에서 나왔다. 살아 있을 때 몸무게가 3톤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개체다. 나머지 하나는 다른 개체의 이빨이다.

세 개 이빨의 평균 온도는 36.3도로 계산됐다. 현재 온도가 아니라 이빨이 형성되던 당시 체온이라는 뜻이다.

인도코끼리는 36.0도, 아프리카코끼리가 36.2도다. 타조와 에뮤는 37도에서 39도 사이다. 날아다니는 작은 새들의 평균 41.6도보다는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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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비교를 위해 같은 지층에서 나온 악어 이빨 다섯 개를 같은 방식으로 쟀다. 악어의 경우 평균 30.9도가 나왔다. 개체별로는 27.7도에서 38.2도까지 폭이 넓었다.

연구팀은 당시 티라노사우루스가 살던 땅이 얼마나 더웠는지도 따져봤다. 같은 지층의 조개껍데기로 잰 환경 온도는 평균 25.9도였다. 기후 모델로 돌려본 당시 여름철 기온은 이산화탄소 농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24.9도에서 33.4도 사이로 나타났다.

당시 환경보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체온이 높게 측정된 것은 변온동물이 아니라 정온동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주변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열만으로는 그 체온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티라노사우루스가 살 수 있었던 것으로 계산된 백악기 말 북미 대륙. 연한 초록색일수록 살기 좋은 곳, 짙은 파란색일수록 살기 어려운 곳이다. 주황색 점은 지금까지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이 나온 지점이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12권 제38호]
티라노사우루스가 살 수 있었던 것으로 계산된 백악기 말 북미 대륙. 연한 초록색일수록 살기 좋은 곳, 짙은 파란색일수록 살기 어려운 곳이다. 주황색 점은 지금까지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이 나온 지점이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12권 제38호]

추운 알래스카에서도 살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체온을 바탕으로 티라노사우루스가 어디까지 가서 살 수 있었을지 계산했다.

현생 동물들이 견디는 온도 범위를 참고해, 체온 34.7도에서 37.3도 구간을 가장 편한 상태로 놓고 영하 13도부터 43.6도까지를 한계로 잡았다. 그런 다음 백악기 말 북미 대륙의 기후 모델에 얹었다.

결과는 북미 대륙 대부분이 살 만한 땅으로 나왔다. 실제 화석 기록과도 맞아떨어진다.

[AI 생성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알래스카 북부에서는 어린 티라노사우루스류의 뼈가 나왔다. 당시 위도로 85도에 해당하는 곳으로 겨울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을 지역이다. 그런 곳에서 1년 내내 버텼다면 추위를 견디는 몸이었다는 얘기다.

다만 연구팀은 이빨이 세 개뿐이고 그중 둘은 같은 개체에서 나왔다는 점이 한계라고 밝혔다. 또한 이빨이 손상되는 것을 막으려 한 부분에서만 시료를 떼어냈기 때문에 특정 계절에 자란 부분만 쟀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체온이 높다고 곧바로 대사가 활발했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몸집이 크면 열이 천천히 식기 때문에 대사율이 낮아도 체온이 높게 유지될 수 있다.

참고논문

DOI : 10.1126/sciadv.aeb7653

논문 정보 : R.J. Flores, R.A. Eagle, R.B. Trayler, G. Larocca Conte, S.L. Kim, A.A. Chiarenza, A. Farnsworth, P.J. Valdes, L. Chiappe, & A. Tripati, The body temperature of Tyrannosaurus rex, Sci. Adv. 12 (2026) eaeb7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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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sdn111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