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2일 중 국회 보고…한국형 원전 두고 이견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사업도, 합의까지 첩첩산중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정부의 대미 투자 협상 관련 국회 보고가 결국 연기됐다. 대미 투자 협상에서 대형 원전, 100억달러 선납 등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이날로 예정됐던 국회 보고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국회 보고가 미뤄지면서 이르면 18일로 예상됐던 2000억달러(한화 약 272조원) 규모 대미 투자 1호 사업 양해각서(MOU) 서명과 프로젝트 발표도 늦춰질 전망이다.
여권 관계자는 “MOU 최종 타결 전에 산업부가 국회에 보고를 하는 것인데, 아직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으니 보고 일정을 미룬 것”이라며 “현재 국회 보고 일정은 22일로 얘기되고 있는데, 협상 진척 속도에 따라 21일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이유로는 원전 분야 이견이 거론됐다. 한미는 미국에 건설할 대형 원전 8기 중 6기는 웨스팅하우스 모델인 AP1000, 2기는 한국이 개발한 APR1400으로 구성하는 방안을 조율해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가 한국형 APR1400의 자국 내 건설에 난색을 보이며 막판 협상에 진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으로선 안방에서 주력 모델인 AP1000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원전 문제는 웨스팅하우스에 대한 지분·의결권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한국은 체코 원전 수주 당시 맺은 불리한 계약 조건을 개선하고 향후 해외 원전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 20% 안팎과 이사회 참여 등 실질적 의결권을 요구해 왔다.
반면 미국은 의결권 없는 5∼10% 수준의 소수 지분 참여만 허용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방식인 파이로프로세싱 사업 투자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를 섭씨 500∼650도의 녹인 소금(용융염)에서 전기화학 반응으로 처리해 우라늄과 초우라늄 원소를 회수하는 건식 재처리 기술이다. 미국에는 지난해 기준 9만5000톤이 넘는 사용후핵연료가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로서는 해당 사업에 자금이 추가 투입될 경우, 전체 대미 투자 규모가 지난해 관세 협상에 합의한 2000억달러 투자 한도를 넘어설 수 있어 고심이다.
아울러 첫 투자금 송금 규모를 둘러싼 이견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측이 연간 대미 투자 한도(200억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현금(100억달러 안팎)을 연말까지 송금하라고 요구해 최종 합의에 제동이 걸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당초 정부는 이달 첫 대미 투자금으로 22억달러 이상을 미국에 송금한 뒤, 내년부터 연간 최대 200억달러 한도에서 투자 집행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대미 투자 관련 발표 일정이 미뤄진 데 대해 “한미 간 이견이 있다기보다 국내 절차적 문제를 좀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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