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연일 혁신당과 ‘합당 가능성’ 거론
혁신당 반발…조국 “지분 요구한 적 없어”
교섭단체·이중당적 충돌 “주도권 때문”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연일 연대·통합 방식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당 간 소통 첫발은 뗐지만, 민주당이 논의를 주도하는 모양새를 보일 때마다 혁신당이 공개적으로 제동을 거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당 갈등은 이번 주 들어 더욱 선명해졌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혁신당과의 합당 문제 등과 관련, “지분을 놓고 나누는 시대는 지났다”는 취지로 언급하자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즉각 반발했다. 조 원장은 “김민석 대표 체제 출범 후 민주당에서 합당이건 연대건 어떠한 논의 제안이 없었다”며 혁신당이 지분을 요구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혁신당의 숙원인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오히려 양측의 간극이 확인됐다. 김 대표는 16일 현행 20석인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15석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혁신당은 교섭단체 요건을 10석으로 낮추는 것이 당론이라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이 혁신당과 충분한 협의 없이 숫자를 제시했다는 불만도 나왔다.
정춘생 혁신당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 “(김 대표는) 교섭단체 요건을 의석 수 기준 5%, 즉 15명이 적절하다는 논리는 펴시는데 돈과 조직과 제도가 다 양당으로 몰리는 체제에서 의석수 5% 획득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걸 너무나 잘 아시는 분께서 이 기준을 제시하는 건 정치개혁 의지가 없는 것으로 읽힌다”며 반박했다.
17일에는 양당 간 ‘소통 여부’를 놓고 진실공방까지 벌어졌다. 김 대표는 민주당 유튜브 ‘민주당티비’에서 교섭단체 요건 완화 등을 두고 혁신당을 비롯한 진보정당들과 이미 이야기를 나눴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혁신당의 설명은 달랐다. 신장식 대표는 교섭단체 요건 문제와 관련해 정춘생 사무총장이 민주당 측으로부터 “한번 만나자”는 전화 한 통을 받은 것 외에는 협상 테이블이 없었다고 밝혔다. 임명희 대변인도 “어떤 사전접촉도 없는데 언론에 계속 합당을 말하는 것은 혁신당과의 관계와 신뢰 회복에 있어 부적절하다”고 했다.
김 대표가 같은 날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에 앞서 ‘이중당적’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신경전은 한층 거칠어졌다. 김 대표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가 제기될 경우에는 당원 투표를 가정할 때 반드시 이중 당적 정리가 사전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당은 양당의 당원 명부를 대조해야 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반발했다.
양당의 신경전 이면에는 연대·통합의 ‘주도권’을 둘러싼 온도차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김 대표 취임 직후부터 대표 직속 ‘대통합 추진단’을 설치하고 혁신당을 별도 분과로 두는 등 범여권 재편 논의를 주도해왔다. 김 대표는 지난달 24일 “대대적이고 신속한 전방위 연대와 통합, 확장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혁신당으로서는 독자 정당으로서의 존재감과 협상력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이 합당의 조건이나 교섭단체 의석수 등을 먼저 제시할 경우 혁신당이 민주당이 짜놓은 틀 안에서 통합 여부를 선택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읽힌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혁신당은 ‘자강’ 문제나, 당내 사정 등으로 인해 우리가 하는 말에 쉽게 맞다고 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신 대표가 김 대표를 향해 연대·통합 ‘공세’를 통해 주도권 확보에 몰두한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직접 비판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 당장 합당을 밀어붙이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대표도 혁신당과의 관계에 대해 “합당, 연대 모두 열려 있는데 연대는 무조건 하지만 합당 여부는 완전히 미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른 혁신당 관계자도 “(김 대표가) 통합과 연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마일리지를 쌓고 싶나 본데, 민주당이 밖에다 대고 저러니 우리도 (만남을 위한) 구체적 일정을 잡는 게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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