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제오르제 에네스쿠 콩쿠르 우승
청중상 비롯해 특별상 5개 석권 ‘압도적’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피아니스트 이정우(18)가 올해로 20회를 맞은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뿐만 아니라 청중상을 비롯해 주요 특별상 트로피 5개를 싹쓸이하며 이견없는 압도적 우승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20일 콩쿠르 측에 따르면 이정우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아테네움에서 열린 결선 무대에서 이정우는 지휘자 다니엘라 칸딜라리가 이끄는 제오르제 에네스쿠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2번 F단조(Op. 21)를 협연, 1위에 올랐다. 상금은 1만 5000유로다. 2위는 중국 출신 이밍 궈, 3위는 대만 출신 핀홍 린에게 돌아갔다.
이정우는 이날 우승 트로피와 함께 전 세계 음악 관객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청중상’을 비롯해, 에네스쿠 작품 최고 해석에 주어지는 ‘라두 루푸상’, ‘에콜 코르토상’, ‘플레잉 포 투모로우상’, 위촉 신작 최고 연주상까지 총 5개의 특별상을 석권했다. 음악적 정통성과 독창적 해석, 대중성 등 심사위원과 관객, 음악계에서 고루 인정받은 쾌거다.
그는 이번 콩쿠르에선 온라인 예선을 거쳐 선발된 50명의 본선 1라운드 진출자 중 2라운드(12명), 준결승(6명)을 차례로 통과한 그는 최종 3인이 맞붙은 결선에서 최연소로 정상에 올랐다.
루마니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 제오르제 에네스쿠를 기리기 위해 1958년 창설된 이 대회는 동유럽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클래식 등용문이다. 2년에 한 번 격년제로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작곡 부문이 동시에 열린다. 과거 페스티벌과 함께 열리다 2014년부터 단독 경연 체제로 분리된 이 콩쿠르는 2년에 한 번 짝수 해마다 피아노·바이올린·첼로·작곡 부문을 동시에 개최하며 차세대 거장들을 발굴해오고 있다.
콩쿠르는 한국인 연주자들과의 인연도 깊다. 전 부문을 통틀어 해마다 한국인 수상자가 배출됐다. 이정우는 역대 한국인 네 번째 우승자다.
피아노 부문에선 2009년 안종도(3위), 2011년 손정범(1위 없는 2위)이 두각을 나타낸 이후, 팬데믹 여파로 2020년 시작해 2021년 결선을 치른 대회에선 피아니스트 박연민이 한국인 최초로 피아노 부문 우승을 거머쥐며 새 역사를 썼다. 피아노 부문 우승자가 나온 것은 무려 5년 만이다.
바이올린 부문에선 2007년 천하람(2위), 2009년 신아라(2위), 2014년 배원희(3위)에 이어 2016년 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가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해 김동현이 2위에 올랐다. 2020/2021년엔 위재원(2위), 2024년엔 이현정(2위)이 수상하는 등 지속적인 강세를 보여왔다.
첼로 부문에션 2014년 첼리스트 홍은선이 부문 1위에 올랐으며, 2020/2021년 대회에서는 만 15세의 첼리스트 한재민이 대회 63년 역사상 전 부문 통틀어 ‘최연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세계적인 스타로 도약했다.
연주 부문뿐 아니라 창작 부문에서도 활약이 상당했다. 2011년 장은호(교향악 1위)·조광호(실내악 1위), 2018년 함정훈(실내악 1위), 2020/2021년 조영재(실내악 1위), 2022년 김신(교향악 1위) 등이 잇달아 최고상을 수상하며 한국 음악가들의 탄탄한 예술성을 증명해 왔다.
앞서 열린 올해 콩쿠르 첼로 부문에선 박상혁이 3위, 바이올린 부문에선 김은채가 3위에 올랐다.
2008년생인 이정우는 국내에선 신수정 교수를 사사한 뒤 만 17세의 나이에 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음악원(NEC)에 진학했다. 현재 피아니스트 백혜선 교수의 가르침을 받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재단 온드림 문화예술 인재 장학생으로도 활동 중인 그는 2024년 독일 에틀링겐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 시니어 부문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일찍부터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 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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