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8일 공시한 3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2.5% 급증한 것으로, 국내 기업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섰다. 매출도 195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6%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제조업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55.1%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데 이어, 3분기 한 분기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2.5배에 가까운 이익을 벌어들인 점은 더욱 놀랍다.
이번 실적을 이끈 것은 단연 메모리 반도체다. 글로벌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D램과 낸드 수요가 급증했고 가격까지 상승한 결과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254조1000억원에 달하고 연간 350조원 달성 가능성까지 나온다. 이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4분기에도 D램과 낸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고대역폭메모리(HBM) 4세대 제품인 HBM4도 내년부터 실적에 본격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방한한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전영현 DS부문장과 회동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삼성전자는 AMD 차세대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4의 우선 공급업체로 알려져 있다. AMD의 AI 가속기 물량이 늘어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HBM 공급에 그치지 않고 파운드리까지 협력을 넓힌다면 삼성전자에는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다만 사업 간 양극화는 숙제다. DS(반도체) 부문에서도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은 여전히 적자가 예상되고, 완제품 사업도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부진이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가전 등 주력 제품에서도 차별화된 기술과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 중요한 것은 미래 기술 투자에 더 박차를 가하는 일이다. 반도체는 대표적인 경기 순환 산업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 투자 열풍은 언제든 꺾일 수 있다. 경쟁사들의 추격도 거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지금이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에 속도를 높여야 할 적기다. HBM4를 넘어 차세대 HBM 개발과 더 창의적인 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인재 확보가 필수다. 애써 키운 인재를 외국 기업에 빼앗기는 일이 없어야 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 영입에도 힘써야 한다. 과실을 어떻게 나눌지에만 열중할 게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이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혁신문화가 자리 잡아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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