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고(故) 최불암을 마음 다해 애도했던 배우 채시라가 슬픔이 가시기도 전 고(故) 정하연 작가의 별세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겼다.
채시라는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며칠 사이 또 한 분의 거장이 가셨다”며 “‘왕과 비’, ‘인수대비’의 정하연 작가님, 얼마 전부터 연세가 많이 드셨을텐데 뵙고 싶다는 생각이, 그런데 소식 보고 충격과 후회가”라고 했다.
채시라는 “‘왕과 비’ 때문에 처음 뵈었을 때 ‘언젠가 인수대비 이야기를 쓸건데 미망을 보며 그때부터 인수대비 역할은 채시라 씨로 정했어요.’ 그 말씀에 결심을 굳히게 됐고, 13년 후 또 한 번 ‘인수대비’를 만났다”며 “같은 작가와 같은 배역을 일생에 두 번이나 만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큰 의미인지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채시라는 “함께 찍은 사진은 없지만 매주 연습 때마다 꼭 오셔서 함께 대본을 읽으시던 그 모습이 너무 좋았다”며 “멋진 캐릭터를 그려주셔서 감사했다”고 했다.
이어 “평생 매주 대본을 쓰시느라 얼마나 애를 많이 쓰셨어요”라며 “이제는 머리도, 마음도 편히 쉬세요. 선생님”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방송작가협회와 유족에 따르면 정 작가는 1일 오후 별세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향년 82세.
1944년 황해도에서 출생한 고인은 연세대 연희극예술연구회 출신이었다. 1968년 신춘문예 단막희곡 부문에서 ‘산울림’이 당선돼 등단했다.
‘장녹수’를 시작으로 ‘조광조’, ‘왕과 비’, ‘명성황후’, ‘신돈’, ‘인수대비’ 등 규모 큰 사극을 연이어 히트시켜 ‘사극의 대가’라고 불리기도 했다.
‘모래위의 욕망’, ‘욕망의 바다’, ‘욕망의 불꽃’ 등 인간의 욕망을 다룬 통속극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작가로 쓴 마지막 작품은 2018년 MBC 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다.
정 작가는 1979년 ‘마로니에의 길’로 동아연극상 특별상과 백상예술대상 희곡상을 받았다. ‘왕과 비’로는 1999년 ‘KBS 연기대상’ 작가상, 2000년 한국방송프로듀서상 작가상도 수상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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