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혼자 사는 직장인 최모(35ㆍ여) 씨는 집에서 요리를 하는 일이 거의 없다. 퇴근 후 저녁 식사는 주로 간단한 메뉴를 포장해 와서 먹거나 가정간편식(HMR)을 이용한다. 최 씨는 “혼자 살다보니 요리를 해먹으면 버리는 게 더 많고, 요리할 시간에 더 쉬는 게 낫다”며 “요즘은 맛있는 제품도 많아서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외식과 내식(집밥)의 중간에 위치한 ‘반(半)외식’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반외식은 음식점에서 포장해온 음식을 집에서 먹는 포장외식과 조리된 음식인 가정간편식(HMR), 배달음식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2017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에서는 내년 외식 트렌드 중 하나로 ‘반외식의 다양화’를 꼽았다.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바쁜 일상 속에서 간편하고 나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소비 경향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전체 식비는 50만9430원이었으며, 이 가운데 42%인 21만4163원이 외식비로 나타났다.

반외식 중에서도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HMR의 성장이다. 농식품유통교육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 7100억원 규모이던 국내 HMR 시장은 2013년 1조7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2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테이크아웃해서 집에 가져가서 먹는 포장외식도 확산되는 추세다. 갈비, 샤브샤브, 스테이크 등 주로 매장에서 먹던 메뉴에도 테이크아웃이 등장했다. 아예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따로 내는 외식 브랜드도 생기고 있다.

외식업체들은 키오스크, 모바일주문 등을 도입해 주문ㆍ결제를 간편하게 만들고, 포장 형태를 고급화해 반외식 소비자들의 구미를 더욱 끌어당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증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 증가 등의 사회 변화가 반외식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지난 1990년 9.0%에 불과했지만 2000년 15.5%, 2010년 23.9%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7.2%까지 높아졌다. 2035년에는 34.3%에 달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도 1980년 47.6%, 2010년 48.5%였다 지난해 51.8%로 절반을 넘어섰다. 맞벌이 부부의 비중도 2010년 41.4%에서 2015년 43.9%로 증가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반외식은 나만의 레스토랑을 즐기는 것처럼 내가 원하는 음식을 나만의 공간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편리함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반외식은 점점 다양화되고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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