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지도에도 없는 한반도의 6배에 달하는 거대한 섬이 하와이 인근에 나타났다. 멀리 중국에서, 일본에서, 또 미국에서 흘러온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만든 ‘아틀라스’다. 태평양에만 이런 섬들이 5~6개씩 떠다니고 있다.

이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 화학 업계 리더들이 나섰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목표치가 제시된 것이다. 대회 개막 하루전인 현지시간 17일 공개된 ‘새로운 플라스틱 경제 : 촉매 작용 조치’ 보고서는 현재 14% 선에 머물고 있는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 비율을 2020년대 초반까지 70%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번 보고서의 특징은, 플라스틱 사용을 막지 않으면서도, 쓰레기 양을 줄이자는 ‘상생’이다. 과거 비슷한 보고서들이 플라스틱의 이점과 편의성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과 다른 것이다. 환경단체 중심의 캠페인이, 플라스틱 용기의 사용 금지만을 추구, 관련 업계 및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는데 한계가 있었다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 인류의 편의와 환경 보호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는 전략이라는 의미다.

미국 화학 협회가 작성하고, 또 다우케미칼 등 전 세계 40여개 거대 관련 업체 CEO들이 승인한 이번 보고서는, 플라스틱 재활용을 늘리기 위해 초기 디자인부터 소재 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여러가지 다른 소재의 필름을 겹쳐 만들었던 과자봉지나 라면봉지를 단일소재로 만들고, 또 샴푸병 같은 프라스틱 용기 디자인 단계부터 재활용을 염두해 두고 시작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포장 디자인 개선과 폐기물 관리 시스템 개선으로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포장재의 재활용 비율을 50%까지 올리고, 비닐 봉지의 20%를 대체품 또는 리필 용품으로 대체하며, 복합 소재 플라스틱 포장재를 단일 소재로 개선해 30%의 자원 절감 효과를 끌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미니크 워슬 WEF 집행위원회 위원은 “근본적인 혁신이 없다면 플라스틱 포장재의 30%는 결국 재활용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매년 쓰레기 봉투 100 억 개가 매립 또는 소각장으로 가야만 한다”며 이번 보고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강제성이 없는 이번 조치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시했다. 업계가 나서 재활용 비율을 높히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각 정부 차원의 실천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플라스틱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중국과 같은 후발 개도국에서 발생하는 문제까지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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