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네거티브 양상으로 혼탁해지고 있다. 일부 정책에 대해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정책’보다는 ‘정쟁’만 일삼는 모습을 보여 시민들에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코 앞으로 다가온 6ㆍ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은 자사고와 혁신학교 등 학교정책에 있어서 가장 극명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자사고ㆍ혁신학교 등 학교 존폐여부가 변수=진보진영에서 단일후보로 출사표를 낸 조희연 후보는 자사고를 폐지하고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조 후보는 후보 출마 초기부터 “서울의 25개 자사고를 전면 재검토해 재지정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미달이거나 희망하는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파격적인 계획도 세웠다. 반면 고승덕ㆍ문용린 보수 측 후보는 자사고를 설립목적에 따라 운영할 수 있도록 행정처분을 강화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상면 후보 역시 자사고를 조건적으로 존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혁신학교에서는 문용린 후보가 가장 강경한 반대 입장이다. 혁신학교는 학생 수 25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교육과정에서 자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했다. 문 후보는 교육감 재직 시절부터 “혁신학교는 하나의 프로젝트였다”며 “2015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정책을 내세워왔다. 고승덕 후보는 단점을 보완해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희연ㆍ이상면 후보는 혁신학교를 확대, 유지할 계획이다.

▶무상급식ㆍ선행학습 규제에서도 온도차=지난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학생인권조례와 무상급식 등이 보수ㆍ진보를 가르는 주요 변수였지만 이번 선거에서 이슈로 진영간 대립하는 현상은 극명하게 줄었다. 하지만 각 후보별로 무상급식, 선행학습 규제에 대해 여전히 온도차가 있다.

조 후보는 무상급식을 찬성하는 한편 현재의 친환경무상급식을 GMOㆍ방사능 안전식품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문 후보는 무상급식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지만 친환경 확대보다는 저소득층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문 후보는 “친환경 식재료를 70%에서 50%로 축소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공약을 낸 바 있다. 고 후보와 이 후보 역시 무상급식을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되, 비용절감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행학습금지에 대해서는 조 후보는 “조례제정에서 나아가 학원 주말 휴무제를 도입하겠다”며 선행학습 규제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정책 이슈 실종된 자리엔 네거티브 공방이=한편 지난 교육감선거가 무상급식이라는 이슈를 중심으로 보수ㆍ진보 진영 후보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것과 달리 이번 선거에서는 각 후보들이 새로운 이슈를 제시하기보다는 기존 이슈에 대한 찬성, 반대 입장만으로 공약을 구성한 상황이다. 대신 각 후보들은 상대 후보의 도덕성과 자질논란 등을 야기하며 ‘흙탕물 전쟁’은 과열되는 양상이다.

고승덕 후보의 친딸 고희경(27ㆍ여) 씨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아버지인 고 후보가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글을 남겨 파문이 일었고, 고 후보는 이에 대해 지난 1일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문용린 후보와 고(故) 박태준 회장의 아들(고희경 씨의 외삼촌) 간 야합에 기인한 것”이라며 맞섰다. 실제로 문용린 후보는 같은 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고 후보의 친딸 고희경 씨의 외삼촌인 박태준 전 회장의 아들로부터 ‘조카의 뜻과 가족이 생각하는 것이 다르지 않다, 잘 싸워달라’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최근 고 후보의 미국 영주권과 자녀 이중국적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 조 후보는 고 후보와 문 후보 양측을 모두 비난하며 “교육감 선거가 정책 대결의 장이 아닌 비교육적인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며 유감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