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전용 백신 재고 190만마리분 수입백신 확보 아직 불투명 돼지 A형 백신 접종 안해 감염땐 사실상 무방비
구제역 발생 일주일만에 살처분된 소가 1200 마리를 넘어섰다. 이로인해 구제역 물백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또 백신물량 부족 차질을 빚고 있지만 정부는 구제역 백신 수입을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A형 바이러스 백신을 전혀 접종하지 않는 전국 1000만 마리 규모의 돼지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0시 현재까지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보은과 경기 연천, 전북 정읍 등 3개 시·군에서 도살 처분된 소는 모두 17개 농장, 1203마리다. 이번 겨울 들어 지난 5일 국내 첫 구제역이 발생한 후 보은 마로면 상장리 한우농가까지 확진 판정을받은 농가는 총 6곳이다.
우종별로는 ▷젖소 4농장 428마리(보은 3건 328마리ㆍ경기 연천 1건 100마리) ▷한우 12농장 746마리(전북 정읍 6건 339마리ㆍ보은 6건 407마리) ▷육우 1농장 29마리(보은) 등이다.
지난 12일 구제역 확진을 받은 보은군 마로면 상장리의 한우농가의 항체 형성률은 법적 항체 기준치(80%)를 웃도는 81%이다. 지난 8일 A형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난 경기 연천 젖소 항체율이 90%, 지난 11일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군 마로면 송현리의 한우농가가 87.5%, 또 다른 보은 농장의 항체율은 100%였다는 점에서 백신 효능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돼지의 경우 A형 바이러스 백신을 전혀 접종하지 않아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만큼 일단 감염되면 걷잡을 수 없이 퍼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경기 연천의 소 농가에서 7년만에 다시 A형이 발생하면서 돼지 농가에서 A형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돼지는 구제역에 걸리면 공기 중으로 배출하는 바이러스양이 소보다 최대 1000 배가량 많아 삽시간에 퍼질 위험이 크다는 점도 불안을 가중시키는 대목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 있는 A형 백신은 소 전용으로 수입되는 O+A형 백신뿐이다. 그마저도 현재 정부가 확보한 재고가 190만마리분에 불과해 소 일제접종(283만마리)을 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 8일 영국 메리알사에 긴급 수입을 위해 재고 확인을 요청해놨지만,11일 현재까지도 회사 측의 회신조차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돼지 사육 마릿수가 1100만 마리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돼지에 접종할 A형 백신을 급하게 구해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일 경기 연천군에서 A형 구제역이 발생하자 O형과 A형 구제역을 동시에 방어할 수 있는 ‘O+A형’ 백신 제조사인 영국 메리알을 통해 일주일안으로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5일만에 번복, 이달 말까지 ‘O+A형’ 백신 160만 마리분을 긴급수입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160만 마리분 백신은 기존에 계약된 연간 3900만 마리 분의 일부여서 추가 백신 확보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결국 돼지 농가들은 소독과 차단 외엔 별다른 묘수없이, A형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기를 초조하게 지켜보는 것 외에는 달리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셈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주변국에서 A형이 꾸준히 보고됐는데도 정부가 안일한 대응으로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국내에서 7년만에 발생한 경기 연천의 ‘A형’ 구제역 바이러스가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백신으로 방어가 가능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구제역 세계표준연구소의 최근 자료분석 결과 연천에서 검출된 A형의 13개 분리바이러스 가운데 11개가 국내에서 소에서 접종 중인 ‘O+A형’ 백신의 A형 균주인 ‘A22 이라크’(A22 Iraq)와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이어 “기존 백신이 이번에 발생한 바이러스의 방어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 하고 있다”고 말했다.구제역은 A, O, C, Asia1, SAT1, SAT2, SAT3형 등 총 7가지 혈청형으로 유형이 구분되며, 각각의 혈청형은 유전자 특성에 따라 최대 80여 가지의 하위 유형(아형)으로 나뉜다.
배문숙 기자/oskymoon@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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