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법사위서 주택임대차보호법 논의 -야당 발의안만 9건…도입 총력전 형태 -정부ㆍ전문가, “되레 전셋값 올려” 반대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한 번 전셋집에 들어가면 최장 6년간 집주인 눈치보지 않고 살 수 있도록 하는 전월세상한제 도입이 핫이슈로 떠오를 조짐이다. 세입자가 집주인 상대로 계약을 연장하자고 요구할 권한이 생기고, 재계약 땐 전세금 인상률을 5% 이하로 제한하는 법안을 야당이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사적(私的) 임대 계약에 가격 통제를 하면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며 난색이다. ‘미친전세’로 시름이 깊은 서민들은 법안처리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임대시장의 현실을 볼 땐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는 오는 20일 국회에서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야당은 이 법 개정에 적극적이다. 법안 발의만 9건에 이른다. 더불어민주당은 20대 여소야대 국회가 열리면서 당론으로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공식화했다. 지난 19대 국회 때도 전월세상한제를 논의하다 의석 과만 이상을 가진 여당과 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전월세전환율만 높이는 데 그쳤다.
야당 의원들은 대체로 임차인이 원하면 현행 2년 단위의 전세계약을 1회 연장하게 해주고, 전세금 인상도 5% 이하로 묶는 내용의 법안<표참조>들을 발의하고 있다. 윤영일 국민의당 의원과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입자가 최대 6년간 거주할 수 있게 법을 바꾸자고 주장한다. 야당은 서민주거비 부담 경감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여론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전세계약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면 집주인이 일시적으로 전셋값을 올릴 수 있는 데다, 장기적으론 전세 놓으려는 집주인이 적어져 임대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주택 임대차 계약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 1989년의 경우 그 해 전셋값이 17.5%, 이듬해인 1990년엔 4개월간 전셋값이 20.2% 뛰는 등 평균 16.8% 폭등한 전례가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전세물량 감소→월세 전환 가속화→서민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가 소멸돼가는 과도기에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면 전세 물량이 줄어들고 월세 전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며 “목돈이 적은 신혼부부 등은 전세를 깔고 월급을 모아 내집마련을 해야 하는데 월세 비용 지출이 커지면 내집마련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열리는 법사위 법안심사 1소위에 반대의견을 내기로 했다. 전셋값 안정화 추세 속에 ‘5% 인상률’이 되레 전셋값이 올라가는 빌미가 될 수 있고, 전월세상한제보단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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