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18가지 혐의로 기소 -5월부턴 치열한 법정 공방 예고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검찰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 잔혹사’의 첫 장을 마무리했다. 17일 박근혜(65ㆍ구속)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지난해 10월 5일 시작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를 195일만에 끝냈다.

검찰은 지난 1기 특수본에서 기소한 7명을 포함해 박 전 대통령까지 모두 8명을 구속했다. 박영수 특검에서 구속한 13명까지 박근혜 정부에서 무소불위의 권세를 누리던 21명이 감옥에 갇힌 신세가 됐다. 불구속 기소도 검찰 6명, 특검 17명으로 23명이나 됐다.

청와대 잔혹사 2장은 이제 무대를 재판정으로 옮긴다.

검찰이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사실상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 사무실 복도 모습.
검찰이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사실상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 사무실 복도 모습.

▶박 전 대통령, 18개 혐의ㆍ592억 뇌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이하 특수본)는 17일 오후 박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ㆍ공무상 비밀누설ㆍ직권남용 등 18개 혐의로 기소하고, 사건을 법원에 넘겼다.

공소장엔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액이 총 592억원으로 적시됐다. 삼성으로부터 받기로 한 433억원(실제 받은 금액 298억원)에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주려했던 70억원(제3자 뇌물수수)과 SK에 지원을 요구한 89억원(제3자뇌물요구)이 보태졌다. 롯데는 70억원을 줬다가 돌려받았고, SK는 요구를 받고 실제 돈을 보내진 않았지만, 검찰은 모두 뇌물죄 대상으로 판단했다. 형법(133조)에선 뇌물을 직접 주고받는 경우는 물론 주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거나 달라고 요구하는 것 등도 모두 뇌물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는 공범인 최순실(61) 씨에게 그대로 적용됐다. 검찰은 롯데(70억원)와 SK(89억)가 K스포츠재단에 주려했던 돈을 모두 박 전 대통령 뿐 아니라 최 씨를 상대로 한 뇌물 대상 금액으로 반영했다. 최 씨는 이에따라 삼성으로부터 받으려 시도한 433억원을 포함해 박 대통령과 똑같이 592억원 뇌물죄의 공범이 됐다.

▶역대 최대 규모…150명 특수본 검찰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 기소를 끝으로 수사를 마무리하고 재판에서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재판에 넘겨진 피의자 혐의 입증에 주력하겠다는 이야기다.

검찰은 지난 2월28일 90일간의 특검 수사가 끝난 후, 2기 특수본을 재구성했다. 검사 31명을 포함해 150여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파견검사 20명을 포함해 120여명 규모의 특검보다 많은 인력을 동원해 청와대 압수수색, 30여개 계좌추적, 110여명의 관련자 조사 등을 벌였다. 이는 박 전 대통령 구속 기소,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신동빈 롯데 회장 불구속 기소 등으로 이어졌다. 우 전 수석을 구속하지 못한 게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검찰은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기소된 재벌 총수 2명

검찰은 17일 신동빈(62) 롯데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줬다가 검찰 압수수색 직전 돌려받긴 했지만 뇌물을 주려고 시도했다는 것만으로 범죄가 성립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로써 특검에서 구속 기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두 번째 대기업 총수로 기록됐다. 다만 최태원(57) SK 회장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K스포츠재단에 89억원 지원을 요청을 받았지만, 실제 돈을 보내진 않았기 때문이다. 법률상 뇌물요구의 상대방은 처벌되지 않는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5월9일 이후 법정 2라운드

5월부터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법정 2라운드가 시작된다. 특검에서 넘긴 피의자들에 대한 재판이 4월말께까지 대부분 마무리되고, 대선이 끝나는 5월 중순부터 박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수석을 중심으로 법정공방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씨도 기존 재판을 받던 강요죄, 직권남용죄 등에 이어 새롭게 추가된 뇌물 혐의를 놓고 다시 치열한 방어전을 펼쳐야 한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은 최 씨 사건을 맡고 있는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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