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멘트 지분 64% 인수 인수기업 확인실사 진행중
내수중심 사업 시너지 미미 재무부담 가중 우려 목소리
최근 한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 업계 지각 변동이 예고된 가운데, 시장 1위로 올라서는 한일시멘트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우려하는 목소가 나오고 있다. 내륙사로의 사업 시너지가 크지 않은 데다, 인수 이후 현대시멘트로 인해 한일시멘트의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대시멘트의 지분 64.38%를 인수한 한일시멘트는 최근 인수 기업에 대한 확인 실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7일 이후 한일시멘트는 보호예수된 주식(338만2314주)을 추가로 취득해 현대시멘트 지분 84.56%를 최종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한일시멘트는 이번에 LK투자파트너스와 함께 현대시멘트 지분을 인수하는 데 총 6272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시장에선 일단 현대시멘트를 사들이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일시멘트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3476억원(2016년 말 기준)이고, 현대시멘트 인수를 위해 회사채 1700억원을 발행하는 데도 성공했기 때문이다. LK투자파트너스와의 지분 배분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한일시멘트가 지분 50%를 투자(약 3700원 규모)한다고 판단해도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한일시멘트가 M&A를 마무리짓게 되면 시멘트 시장의 22% 점유하게 된다. 국내 시멘트 업계 역사상 처음으로 쌍용양회(점유율 20%)가 업계 1위를 내주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한일시멘트의 현대시멘트 M&A를 낙관적으로만 볼 순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두 회사의 사업 시너지에 대한 우려다.
한일시멘트가 같은 내륙사(내륙지역 생산공장 보유업체)인 현대시멘트를 인수한다고 해서, 쌍용양회 등 연안사(연안지역 생산공장 보유 업체)에 비해 시장이 확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한일시멘트의 생산 공장은 단양에 있으며, 현대시멘트 생산 공장은 영월, 단양, 당진 등에 위치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1위를 확보해도 사업 시너지로 연결될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쌍용양회와의 시장 점유율 차이도 미미한 데다, 시장이 통합되지 않고 오히려 쌍용양회와 함께 연안과 내륙을 분점하는 모양새에 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M&A 이후 한일시멘트의 자금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간 협력 M&A에선 SI가 FI의 보유지분을 인수해주거나 FI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한 뒤 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잦다. 그런 점에서 향후 SI인 한일시멘트가 FI인 LK투자파트너스로부터 보유지분 인수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대시멘트의 부실한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것도 한일시멘트에 남겨진 숙제다. 현대시멘트는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손실 1499억원, 유동부채 168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에선 대주주가 사모펀드(PEF)인 쌍용양회나 한라시멘트가 매물로 다시 나오게 되면, 한일시멘트가 이들 기업을 인수해 업계 1위를 견고히 할 것이란 관측이 있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담합 등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전력이 있는 시멘트 업체들이 M&A를 통해 과도한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것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가격 통제 등을 문제삼아 불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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