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경발언 유지하면서도 칼빈슨호 한반도 서행 전개 -北, 말 공격만 이어가며 도발 수위 조절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핵ㆍ미사일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과 미국의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고위인사들과 북한의 외교관 인사들이 강경발언을 이어가면서 한반도는 ‘입들의 전쟁터’로 전락했다.
전정협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는 19일 러시아 자유민주당 대표 블라디미르 쥐리놉스키와의 면담에서 미국이 “핵전쟁을 원한다면 우리도 핵전쟁으로 응답할 것이며 전면전을 원하면 전면전에도 준비돼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신홍철 북한 외무성 부상과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 김영호 외무성 부국장, 김인룡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 등은 일제히 미국을 비난하며 핵전쟁과 전면전 가능성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북한이 고위급 외교관들을 대거 동원해 같은 취지의 발언을 되풀이한 것은 한국을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17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공동언론발표에서 지난 2주간 세계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결의를 목도했다며 북한에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올라있다’는 경고가 단순한 수사가 아님을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평화는 힘에 의해 달성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은 ‘최고의 압박과 관여’라는 새로운 대북정책을 수립하고 북한ㆍ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즉자적인 선제타격보다는 압박과 제재를 병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대북 군사압박 카드로 처음 빼든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즉각 한반도로 전개하지 않은 채 인도양과 호주 인근 해양으로 돌리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미 군 당국은 애초 북한 핵 위협 억지를 위해 싱가포르에서 호주로 가려던 칼빈슨호를 한반도로 이동시킨다고 밝혔지만, 칼빈슨호는 18일(현지시간) 현재 호주 북서쪽 해상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정교한 심리전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에게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시간을 준 것이란 관측도 있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 105년을 맞아 진행한 대규모 열병식과 16일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에는 이렇다할만한 군사적 도발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당시 열병식에서 신형 탄도미사일 3종을 공개하고 다음날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보다 훨씬 낮은 수위의 도발이었다.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북한이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면서도 도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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