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씨티銀 “강 건너 불 아니다” 금융권 점포통폐합ㆍ감원 확산 가능성 대선 때 지지한 文ㆍ민주당에 해법요청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대규모 점포 통폐합을 추진 중인 씨티은행 사태에 금융노조가 개입하기 시작했다. 금융권의 점포 축소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씨티은행의 사례가 더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기 때문이다. 취임 이후 ‘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 문제해결을 택한 문재인 대통령에 기대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노조 허권 위원장과 씨티은행 노조 송병준 위원장은 이달 중 진웅섭 금융감독원장과 만나 씨티은행의 대규모 점포 통폐합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노조는 씨티은행 노조와 공동 가두집회 등 연대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씨티은행은 최근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발표하며 점포를 133곳에서 32곳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근무 전환을 위해 직원 공모 접수가 지난주 마감했고 이르면 내달 중순부터 근무지 변경이 이뤄질 전망이다. 폐점 예정 점포는 수도권은 7∼8월께, 지방은 9∼10월께 대부분 영업을 중단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노조는 씨티은행의 사례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 불안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수립 과정에서 각 이해 당사자와의 합의가 선행되는 독일처럼 다른 나라의 사례를 알아보거나, 은행원들이 느끼는 불안 요소 파악, 일자리 축소에 대한 대안 마련 등에 대해 폭넓게 알아보기로 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씨티은행이 별 문제 없이 점포 80% 통폐합을 관철시키면 다른 은행들도 이를 벤치마킹해 집단 폐점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비대면거래 활성화에 따른 은행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전초전’ 성격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노조는 문 대통령에 기대하는 눈치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당시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더불어민주당과 금융노동 분야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에는 민주당에 성과연봉제 폐지와 함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인적구조조정 대응’을 중요한 과제로 규정한 정책제안서를 제시하기도 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현재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노동자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금융노조 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어떤 이니셔티브를 세우고 실천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씨티은행 노조는 오는 15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최종 교섭에서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16일부터 정시 출퇴근, 각종 보고서 폐지 등 태업에 들어가고 필요할 경우 파업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측은 “금융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객 중심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발표했다”며 노조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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