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새 정부 공정거래위원장에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공약을 설계한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내정됐다. 공정위가 재벌개혁의 첨병에 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또 ‘재벌 저격수’로 알려진 김 후보자의 경제철학을 볼 때 공정위가 유래없는 실세 위원장을 필두로 막강한 조직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17일 김 후보자의 인선을 발표하면서 “김 교수는 경제력 집중완화 등 경제 개혁과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중소기업 관계 정립 등 경제 개혁 방향을 정립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장관급 인사 중 첫째로 공정위원장에 김 교수를 내정한 것은 위기의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급히 공정한 시장환경을 만들겠다는 뜻”이라면서 “불공정한 시장체제로는 경제위기 돌파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 배경을 설명했다.

김 내정자는 이전 정부에서부터 현실적인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공정거래법을 무턱대고 강화하기보다는 기존 법과 규정을 공정하게 집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김 내정자는 지난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재벌개혁 이슈 중 경제력 집중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나눠서 접근해야 한다”며 “상위 몇 개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현행법을 엄정하게 적용하면 된다. 기업 지배구조는 상법을 일부 손보고, 스튜어드십을 도입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내정자 이와 함께 출자총액제도 부활이나 기존 순환출자전환 해소 같은 법률 개정안도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해서도 고소, 고발 난무에 따른 폐해를 우려하며 유보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법개정안에 대해선 소수 주주권을 확대하거나, 국민연금 주주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기업 오너 일가를 견제하는 쪽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해왔다.

일단 공정위 내부에선 김 내정자 인선에 우호적인 분위기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교수 출신이긴 하지만, 공정위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공정위 업무와 조직을 나름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며 “합리적 경제철학을 갖고 있다는 면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안팎에선 김 내정자가 취임하면 공정위의 위상과 권한도 한층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김 내정자가 현 정부의 경제정책 수립에 관여할 정도로 영향력을 지닌데다, 문 대통령이 재벌개혁을 화두로 던진 만큼 공정위의 역할론이 강조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던 조사국 부활이 이같은 맥락이다. 다만 문 대통령이 공약했던 전속고발권 폐지는 되게 공정위의 권한을 줄인다는 면에서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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