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은 사라지고, 호가는 오르고, 대출은 점점 힘들어지고….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더 애를 먹고 있다. 사진은 한 시민이 시내를 바라보고 있다. [헤럴드경제DB]
“더 오르겠지” 집주인 거래 보류 “더 달라”…수일새 수천만원 ‘↑’ 대출규제 전망 돈 구하기 힘들어 정책자금 대출도 조기소진 양상
#. 직장인 A(31)씨는 요즘 내 집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A는 최근 한 달 간 발품을 팔아 시내 접근성이 좋은 성동구 행당동, 동작구 상도동의 소형 아파트 2∼3군데로 후보를 압축했다. 하지만 지난주 중개소에서 일제히 “집주인이 거래를 보류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연일 쏟아지는 집값 상승 소식에 집주인들이 매도 대신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는 것이다. 계약시기를 조율하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부모님과 함께 둘러보려 한 곳은 약속 전날 연락이 두절되기까지 했다. 은행을 돌며 대출 상담을 받던 중 닥친 이런 상황에 A씨는 허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주거용 주택을 구입하려는 실수요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를 앞두고 서울을 중심으로 가격이 들썩이면서 매물이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어서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한 서울 강남권 아파트뿐만 아니라 도심 접근성이 좋은 동작ㆍ관악, 성동ㆍ마포 일대 아파트들도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다.
상도동 L공인 관계자는 “가격 상승 기대가 커진 매도인들이 내놨던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고 있다”면서 “그나마 시장에 풀려있는 저렴한 매물은 바로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현동 H공인 관계자는 “전용면적 60㎡대 아파트 매도인이 주말 사이 호가를 2000만∼3000만원 높이겠다고 했다”면서 “대부분 시장을 지켜보고 호가를 조정하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왕십리 인근 공인 관계자는 “소형 매물은 씨가 마르고 있는데다 최근엔 투자자들이 중형 노후아파트까지 사들여 발길을 돌린 신혼부부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대출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정부는 내달께 LTV(주택담보인정비율)ㆍDTI(총부채상환비율) 강화,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대출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리인상 등에 따라 잠시 오름세가 둔화됐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실수요자들로서는 대출한도가 줄고 상환부담은 커지는 ‘이중고’가 불가피한 처지다.
저금리 정책자금 대출이 유일한 탈출구이지만 이마저도 실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금자리론ㆍ디딤돌대출 신규판매액은 6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2조3000억원)보다 4조원 가량 증가했다. 장기 고정금리 대출상품인 적격대출은 9억원 이하 아파트라는 조건만 있을 뿐 소득제한이 없어 중산층 이상의 부자 수요까지 몰리며 매월 조기 소진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의 대출담당 창구 직원은 “6월 당행 적격대출 한도가 전월보다 많지만 더 일찍 소진될 수 있다. 워낙 수요가 많아 이번주에 끝날 수도 있으니 결정을 빠르게 내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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