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낙마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침묵을 지키던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18일 전해졌다. 중앙아시아 순방이 끝난 뒤 귀국해 문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국회 제출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 지도부에서도 ‘문창극 카드’를 고집하기 힘들다는 현실론이 힘을 얻으면서 박 대통령도 문 후보자 포기 쪽으로 ‘결단’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의 순방을 수행 중인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첫 방문국인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이 나라 역사 고도(古都)인 사마르칸트로 출발하기 직전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브리핑을 하고 “대통령은 귀국한 뒤 총리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구서의 재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순방 중에는 중요한 외교ㆍ경제 일정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전날 오후 문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등을 국회에 제출하지 못한 데 대해 박 대통령의 순방 일정이 촉박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를 감안하면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박 대통령의 재가는 귀국 이후로 시점이 미뤄진 것이다. 그것도 재가가 아니라 ‘재가 검토’라는 단서를 달았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박 대통령이 사실상 문창극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기다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 스스로 뽑은 카드가 문 후보자이기에 지명철회 형식을 취하면 잘못된 선택임을 자인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박 대통령은 이 때문에 문 후보자에게 거취를 선택할 시간을 주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문 후보자는 사퇴할 생각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의 의중이 전해진 만큼 청문회장엔 들어 가겠다는 문후보자의 입장에도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돼 결과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귀국 이후에도 문 후보자에 대한 여론 추이를 좀 더 면밀히 살필 가능성이 있다. 당장 새누리당 친박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 등과 직ㆍ간접적인 대화를 갖는 등 집권 여당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는 형식을 갖춘 뒤에 문 후보자에 대한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아무튼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의 국회 제출은 현재로선 안갯속이다. 오는 21일 귀국하는 박 대통령이 재가를 한다고 해도 주말과 휴일을 거쳐야 국회에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구서를 제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러야 새주가 시작되는 23일이 가장 이른 시점이 될 공산이 크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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