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순’으로 뽑는 미국 뉴욕의 8개 명문 공립고등학교 입학규정이 43년만에 바뀐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은 “뉴욕시를 20년 만에 공화당에서 민주당 텃밭으로 바꾼 빌 더블라지오(53) 신임 뉴욕시장이 엘리트 공교육 손질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보도했다.
‘성적순’ 입학제는 1971년 제정된 주법으로, 뉴욕 8개 특수공립학교 입학하기 위한 유일한 판단 기준이 돼 왔다. 이 공립학교는 대학준비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노벨상과 퓰리처상 수상자를 배출한 명문이지만, 지금까지 입학 선발 규정이 표준화 시험 성적뿐이어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 왔다.
실제로 미국 특수공립학교는 철저한 경쟁체제다. 일부 명문고등학교는 중학교 성적과 활동은 무시하고 영어와 수학으로 구성된 입학 시험 성적만으로 합격이 결정된다. 이 때문에 이들 학교는 고득점을 받는 아시아계와 백인계 학생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
대표적인 예로 성적만으로 학생을 뽑는 스타이브센트고등학교는 총 3292명 학생중 아시아계가 73%, 백인계 22%인 반면, 히스패닉 2%, 흑인 1%에 불과하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단 하나의 시험이 입학을 결정해야 한다고 믿지 않는다”며 “특히, 많은 젊은이들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것에서는 더더욱 그렇다”면서 입시 개혁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어 “우리는 어떤 선발 규정이 공정한 지 결정해야 한다”며 입법부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내년 도입될 입시 개정안에는 표준화 성적뿐만 아니라 등급, 출석현황과 다른 시험 성적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안은 입법부 수정을 거쳐야 하지만 교원단체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반발도 만만치 않다. 8개 특수공립학교 중 하나인 브롱스과학고등학교 동문회는 20일 입법부에 편지를 보내고 시험 규정에 어떤 변화도 거부할 것을 요청했다. 브롱스 동문회는 편지에서 “우리는 순수한 실력주의에 입각한 입시에 찬성한다”며 “이는 투명하고 돈으로 매수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시 고교입시제도를 바꾸려고 한 것은 드블라지오 시장이 처음은 아니다. 40년 전 뉴욕시장이었던 존 린제이 역시 성적순 입시제를 개혁하려 했지만 동문과 학부모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지난 11월 선거에서 경쟁상대인 공화당 조셉 로타 후보를 49%포인트 압도적인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자신을 ‘진보적 민주당원’으로 칭하는 드블라지오는 당시 주택안정과 프리킨더(pre kinder: 만 4세 아동이 입학하는 유치원 전 단계) 무상교육을 내세워 뉴욕 시 소수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드블라지오 시장의 다른 목표는 가장 경쟁적이고 엄격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학업수준 저하 없이 민족적, 경제적, 학문적 다양성을 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천예선 기자/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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