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일(4월13일)을 대한민국 건국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건국 시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72주년 경축식 경축사에서 “2년 후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며 “내년 8.15는 정부 수립 70주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표현은 대한민국이 1919년 4월13일 건국됐고, 대한민국 정부는 1948년 8월15일 수립됐다는 의미다. 건국과 정부 수립이 모두 1948년 8월15일 이뤄졌다는 일부 보수 진영 주장과 다른 목소리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지난 9년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대한민국 건국일을 1945년 8월15일로 규정하자 독립운동 단체 등이 임시정부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발한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한민국 건국 시기 관련 논란은 임시정부를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달린 셈이다.
문 대통령이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건국일은 1919년 4월13일로 특정한 근거는 헌법이다.
1948년 7월17일 제정된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1919년 건립’되어 ‘1948년 재건’된 것으로 명시돼 있다.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 정의 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며 모든 사회적 폐습을 타파하고 문주주의제제도를 수립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케 하며 각인의 책임과 의무를 완수케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여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결의하고 우리들의 정당 또 자유로히 선거된 대표로써 구성된 국회에서 단기 4281년 7월 12일 이 헌법을 제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인 1948년 9월1일 최초 발행된 대한민국 정부 제1호 관보에도 발행일은 대한민국 30년 9월1일로 명시돼 있다.
이 또한 당시 이승만 정부가 대한민국 건국 시기를 1919년으로 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1920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을 지낸 이승만 대통령이 1948년 대한민국 제1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뒤 스스로 대한민국 건국 시기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인 1919년 4월13일로 여긴 정황이라는 것.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동의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은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5일 서면 브리핑에서 “야당 역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 헌법 정신을 무시한 ‘1948년 건국론’ 주장 등 무의미하고 무책임한 정치나 정쟁을 중단하고 발전적인 비판과 협력을 통해 시대의 도전에 함께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8.15 경축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1919년 건국론에 대해 동의의 뜻을 표하며 “나는 그것을 생각한 사람으로, 대한민국 건국일은 그때다. 헌법에도 그렇게 규정돼 있고, 그것이 맞다”고 말했다.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은 여의도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1948년 건국을 견강부회해서 1919년을 건국이라고 삼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며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듯이 1948년 건국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광복절 행보가 국민을 갈라놓고 대립과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며 “대한민국 건국은 어느 한쪽이 선언적이고 일방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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