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24일이면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25주년을 맞이한다. 1992년 수교 당시에는 접근하기도 어려웠던 시장이 이제는 해외비즈니스 하면 중국을 먼저 떠올릴 정도가 됐으니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양국 간 교역액(수출입)도 64억달러에서 2016년 2114억 달러로 33배나 증가했다. 2015년 발효된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도 양국 간의 교역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위체계)의 영향에서 보듯 양국 간 교역은 정치적인 영향이 크고 산업구조도 비슷해 교역이 늘수록 쉽지 않은 시장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가 주로 수출하는 중간재는 중국의 수입대체가 빠르게 이뤄지는 반면, 소비재는 시장 반응에 따라 부침이 심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은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면서도 자국의 반도체 굴기(起)를 선언하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이러한 선택이 산업구조상 불가피한 것일 수 있지만 최근 우리의 중국에 대한 큰 폭의 무역흑자도 반도체 호황에 의한 착시일 수 있으며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지 모르는 이유이다. 화장품과 같은 소비재도 실제 중국시장에서 성공하는 사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제 성숙단계에 들어선 양국 간의 교역과 달라진 중국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은 기존의 전략에 더해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 방법으로 자본참여와 서비스업의 진출을 제안한다.

우선 기존의 전략은 고급화를 지향해야 한다. 중국은 부품소재와 같은 중간재는 수입대체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가능성이 있는 품목을 지정해 정부가 지원하고 입찰 등에서도 자국기업에 유리한 관행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기술격차가 있는 품목은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기술로써 승부하는 길밖에 없는 셈이다.

소비재도 중저가 제품이 넘쳐나고 있다. 매장을 둘러보면 제품의 원가가 궁금할 정도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중국 경제가 세계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말을 실감한다. 그만큼 불안정한 생태계에서 자국 기업들도 생사를 건 싸움을 하고 있다. 중국을 중저가제품으로 공략하기 어려운 이유이며 이 역시 고급화로 가야한다.

다음으로 중국의 유망한 기업들에 자본참여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10년 전 중국과 비슷하다는 인도네시아와 같이 성장하는 시장에서는 유망한 현지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에는 아직도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이 많으며 이들을 경쟁자이자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일본이나 대만의 기업들은 자본참여에 적극적인 반면 우리 기업들은 소극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상해의 동방그룹에 투자한 C사나 부동산에 투자한 M사의 예를 봐도 이에 대한 시각이 변해야 한다. 교역의 방식도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니라 금융과 결합한 진출을 고려해야 한다.

서비스업의 중국시장 진출도 늘어나야 한다. 중국은 상품수지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서비스수지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상품시장인 동시에 최대의 서비스시장이다. 중국과 동남아는 한류의 영향이 크고 우리보다 서비스업의 경쟁력이 낮아 매력적이다.

도소매, 음식과 같은 유통서비스는 물론 디자인, 컨설팅과 같은 비즈니스를 전후방에서 지원하는 서비스에도 진출해야 한다. 의료서비스도 유망한 분야이다. 도소매는 온라인 방식의 진출이 유망하다. 중국 기업들은 외국 디자이너들을 고용해 다양한 분야의 제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어 우리 디자이너들도 적잖게 활동 중이나, 이러한 진출이 개인 수준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

수교 25주년을 맞이한 한ㆍ중 교역은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양국의 경제적 관계는 정치적 이슈를 떠나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사드 문제가 아니라도 이미 어려워진 시장이 된 것이며 우리 기업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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