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입 안하면 이력서 작성 안돼 회사측 “글로벌 부패방지 지침” 업계 “금시초문, 납득 안돼” 불구 금융권 면접서 관련 질문 잦아 지난 21일 금융회사 취업준비생인 20대 A씨는 메트라이프 온라인 채용공고에 지원하며 두 눈을 의심했다. 향후 합격 여부와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이메일과 비밀번호를 입력한 직후 다음 단계에서 채용과 관계없는 설문조사에 응해야 했기 때문이다.

설문은 지원자와 금융감독원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으로 한정돼 있었다. 지원자의 가족ㆍ지인ㆍ친척 중 금융감독원 전ㆍ현직 직원이 존재하는지를 답하고, 해당 직원의 이름을 기입하는 순서다. 지원자는 이 단계를 넘어서야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다.

A씨는 최근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인 중 금융감독원에 다니는 사람이 없어 빈칸으로 남긴 채 이력서를 써내려가야 했다”며 “최종 면접에서 금융감독원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을 가끔 받기도 했지만, 서류전형에서부터 이런 적은 처음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회사에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채용에서 ‘을’인 이상 부당한 대우를 당할까 봐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메트라이프는 지난 2015년부터 설문조사를 진행해왔다고 인정했다. 설문의 용도는 ‘부패 방지’ 일뿐 채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메트라이프 관계자는 28일 통화에서 “본사의 글로벌 부패 방지 지침 중 하나다. 입사 전 정부 기관에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사람과 지원자와의 관계를 파악해 혹시라도 채용 청탁의 가능성에 대해 점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실제 지원자의 입사 결정 여부와는 관련이 없으며, 나쁜 의미가 아니라 청탁을 방지하기 위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회사의 이런 의도를 지원자들이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가 돼 있나’라는 질문에는 침묵했다.

대신 “인사 부서와 별도로 협의해 지원자들이 회사의 의도를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글로벌 부패 방지 지침은 다른 보험회사도 대동소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메트라이프가 해명한 ‘글로벌 부패 방지 지침’에 대해 이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국내 생보사 관계자는 “의도가 순수하더라도 그런 정보를 수집하면 회사 입장에서도 파기할지 말지를 놓고 고민스러울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정보를 수집한다는 이야기는 업계에서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외국계 생보사 관계자 또한 “금시초문”이라며 “신입사원의 채용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 정보는 수집하지 않는다”고 했다.

메트라이프는 금감원이 28일 발표한 ‘2016년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도 생보사 중 KDB생명보험과 더불어 소비자보호 실태 ‘미흡’ 판정을 받았다. 장필수 기자/essent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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