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집값 다음은 가계빚이다. 부동산 시장에 쏠린 자금 흐름을 기업 부문으로 틀어 생산적 금융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금융 정책 기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8ㆍ2 부동산 대책에 이어 이달 중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에서 가계부채종합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연말까지 ‘생산적 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차례로 마련할 계획이다.
핵심 정책 수단은 대출 규제와 자본규제, 정책금융이다. 정부는 이미 6ㆍ19와 8ㆍ2 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을 지정하고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 요건을 강화했다. 부동산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성 대출은 죄고 서민ㆍ실수요자는 보호한다는 것이 정책 목표다. 이달 발표 예정인 가계부채종합대책에서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가계부채 증가율을 국내총생산(GDP) 경상 성장율 이내로 묶는다는 목표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계획 등 강화된 대출 규제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가계부채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8ㆍ2 부동산대책 이후 거래량이 줄고 주택가격 급등세는 둔화됐지만 가계부채는 여전히 증가세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가계부채 총량은 1388조3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45조8000억원이 증가했다. 증가율은 10.4%로 전년보다 1.2%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출 규제와 함께 금융기관의 자본 규제도 가계빚을 줄이고 생산적 부문으로의 자금 흐름을 위한 대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1일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본 규제 등 개편 TF 1차 회의를 열고 자본규제 주요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핵심은 금융기관의 자본규제를 가계대출 부문에선 강화하고 기업 부문으로는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은행 등 금융회사가 가계로 대출을 할 경우 위험에 따른 자본 충당을 더 많이 하도록 해 가계로의 대출 창구는 좁히고, 4차 산업, 혁신 창업 등 신성장 사업 부문으로의 자금 물꼬는 터 주겠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생산적 금융 자본규제 TF에서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부동산 PF(프로젝트 금융) 등에 대해 위험을 적절히 반영한 자본규제가 적용되는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은행의 예대율(예금과 대출 비율) 산정시 가계부문의 가중치를 달리하는 방향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기업금융 분야에서는 동산담보대출, 기업구조조정 등에서 자산건전성 분류 및 위험인식 기준 등이 지나치게 경직적으로 운용되는 것이 아닌지도 보겠다고 했다. 자본시장의 모험자본 역할 강화를 위해 금융투자업자의 자본활용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적극 강구하기로 했다. 금융시스템 안정성 제고를 위해 특정 분야 편중 위험을 평가 관리하는 거시건전성 규제체계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연말까지 총괄 TF 논의 등을 거쳐 금융권 자본규제 등 개편 최종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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