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위사격 야금야금 실행 ‘살라미 전술’ ‘화성-12형’추정속 日 “ICBM 일수도” 의도적으로 사거리 줄였을 가능성
북한이 15일 최대고도 770여㎞, 사거리 3700여㎞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기지인 괌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북한이 정상각도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가운데 가장 먼 거리를 비행한 이번 탄도미사일은 일본 북쪽 상공을 지나 홋카이도 동쪽 2000㎞ 떨어진 태평양에 낙하했다. 북한이 이번에 쏘아올린 탄도미사일은 지난달 29일 평양 순안에서 발사했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으로 추정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최대고도 약 770여㎞로, 약 3700여㎞를 날아갔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은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이번 미사일은 사거리가 길다는 점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NHK가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ICBM 가능성을 포함해 계속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사거리와 고도를 볼 때 화성-12형으로 보인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이었다면 고도가 더 높아야 하는데 이론적으로 보면 거의 정상궤적이 맞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대로라면 북한의 화성-12형은 일본 상공을 넘어 2700㎞를 비행해 태평양에 낙하했던 지난달보다 1000여㎞나 사거리가 늘어난 셈이다. 화성-12형은 ICBM의 전단계인 IRBM으로 사거리 4500~5000㎞, 하강속도는 마하 15~24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화성-12형이 실제 IRBM으로서의 위력을 갖춰는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장 교수는 “북한은 엔진 추진력이 80tf(톤포스ㆍ8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라고 주장하지만 검증이 안됐다”며 “추력이 50tf라면 이번 사거리는 아주 어렵지 않게 나오지만 80tf라면 더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3700㎞ 이상 날려 보낸 것은 이미 예고했던 괌 포위사격 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김락겸 북한 전략군사령관은 지난달 10일 괌 미군기지를 제압ㆍ견제하기 위해 화성-12형 4발을 동시 발사하는 포위사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일본 상공을 통과 3356.7km를 비행해 괌 주변 해상 수역에 탄착할 것이란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평양에서 괌까지 거리는 3400여㎞로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3700여㎞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괌 포위사격 계획을 야금야금 실행해 나가는 살라미 전술 차원”이라며 “지난번에는 방향과 거리를 모두 괌과 다르게 발사했다면, 이번에는 방향은 틀었지만 거리는 그 이상 날아가게 함으로써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ICBM급인 화성-14형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일단 고도와 거리를 봐서는 화성-12형을 정상각도로 발사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도 “화성-14형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화성-14형 고도를 조금 낮게해 저각발사해 사거리를 줄였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6차 핵실험 직전 북한이 공개한 장구형태의 기폭장치와 함께 핵탄두 도면에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혀 있었던 것을 볼 때 6차 핵실험을 한 탄두를 실어 날려 보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다음 순서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내달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계기로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다만 6차 핵실험으로 이미 상당한 핵 위력을 입증하고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일부가 붕괴된 만큼 추가 핵실험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신대원·문재연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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