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권남근 기자]현대차그룹은 커가는 그룹 위상에 맞춰, 이에맞는 새로운 본사 부지를 늘 모색해왔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006년 뚝섬의 삼표레미콘 부지(3만2548㎡)에 신사옥을 짓기로 한 것도 이때문이었다. 하지만 2조원을 투자해 110층짜리 번듯한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지으려던 뚝섬 계획은 안팎의 여러 이유로 무산됐다. 하지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글로벌기업 현대차그룹의 성장세에 맞는 본사에 대한 미련은 버리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의 눈은 최근 매물로 나온 한국전력 부지에 쏠려있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 회장은 한전부지 인수에 힘을 쏟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거론되고 있는 여러 인수합병건도 많지만 한전부지 인수만큼은 우선 순위에 놓고 집중하라는 메시지라는 전언이다.

이때문에 현대차에서도 한전부지 인수만큼은 공식적으로 인수의지를 밝히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한전부지를 매입한 뒤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를 건립해 서울의 랜드마크로 꾸미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통해 자동차전문그룹으로서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된 그룹사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30개 계열사에 임직원만 1만8000여명이다. 하지만 양재동사옥엔 5개 계열사의 5000명 정도밖에 없다.

한전부지 인수건은 ‘뚝섬 글로벌비즈니스센터’의 한전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 본사 사옥 부지는 7만9342㎡(2만4000평)으로 강남 핵심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지리적 위치는 물론 자동차테마파크 등 현대차그룹이 구상하는 여러 사업을 펼치기에는 뚝섬보다는 훨씬 낫다.

이때문에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현대차 스타일 답게 정 회장 역시,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과 함께 한전부지 인수에 상당한 공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입찰경쟁에서 삼성그룹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대차로서는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을 중심으로 한 삼성이 막강한 경쟁자로 등장하면서 한전부지 확보를 장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건이 실패하면 정몽구 회장은 물론 현대차그룹이 서울시내에서 새로운 본사를 마련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정 회장이 특히 신경을 쓰는 또다른 이유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그룹 본사를 새로 마련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삼성보다는 더욱 힘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 본사 부지의 지난해말 기준 공시지가는 1조4830억원이며 업계에서는 최고 4조원까지 가격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50조원에 가까운 유보금을 확보한 현대차그룹으로선 돈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문제로 보인다. 특히 정몽구 회장이 진두지휘한 과거 기아차나 현대건설 인수가 성공했다는 점에서 정 회장의 뚝심이 한전부지 입찰에 과정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지 더욱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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