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이슈 빈틈없이 공부해야 정보 적극공개 집단지성 주문 규제론자→규제혁파론자 예고 상관 최종구에 “한팀”...‘깍듯’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조직에 건강한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철저한 학습과 연구를 주문하며 일방통행식 회의 문화를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소통의 장으로 바꾸려는 시도다. 이른바 ‘규제백지화론’을 펼치며 ‘규제강화론자’라는 일각의 우려도 불식시키고 있다. 상급기관인 금융위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금감원의 본분‘을 강조하며 최종구 위원장과의 갈등 소지를 일축했다.
김 원장은 3일 취임 후 주재한 첫 임원회의를 “제가 한 말씀 드리고요”라고 시작했다. 전임 원장들이 모든 보고를 다 받은 뒤 총괄부서에서 미리 준비한 발언을 읽었던 것과 판이했다. 김 원장은 자신이 궁금한 이슈로 직행해 해당 임원에게 질문을 던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원장이 이슈의 배경ㆍ대책까지 물었다. 사안을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가능한 건데, 국감장에서 질의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회의는 자연스럽게 토론형식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 관계자는 “예전엔 한 사람만 대답하면 됐는데, (이슈와 관련 있는) 다른 임원까지 말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임원들은 공부를 미리 해야 회의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식 원장은 소통도 당부했다. 금감원의 관련 각종 로데이터(raw dataㆍ원자료) 공개를 제안한 것.
금감원 측은 “정보를 갖고 있으니 답까지 다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언론ㆍ학계와 공유해 다중의 지혜를 모아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규제 강경론자’라는 세간의 평가를 잠재우는 발언도 했다. 이날 오후 첫 대외행사인 핀테크 관련 행사장을 찾아서다.
그는 “모든 규제를 백지에 놓고 필요한 규제와 없애야 할 규제를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곳에서 도전하는 사람들의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도록 금감원이 최대한 서비스를 드리겠다”고도 밝혔다.
상위 정책기관인 금융위원회와의 관계도 분명히 했다.
김 원장은 취임식에서 “정책과 감독은 큰 방향에서 같이 가야 하지만 정책기관과 감독기관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며 “기본 방향에서 같이 가면서도 금융감독의 원칙이 정치적, 정책적 고려에 의해 왜곡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이 금융위의 정책기능에까지 개입해서는 안되며, 정치인 출신의 금감원장이지만 정책에 개입하거나 정치적 성향을 앞세워 금감원의 원칙을 훼손시키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원장은 국회의원 시절인 2014년 ‘KB사태(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경영진간 다툼)’ 때 ‘관피아(관료+마피아)’를 비판했고, 당시 금감원 수석부원장이었던 최 위원장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금감원장 취임 후 단 한차례도 ‘앙금’을 드러내는 발언은 없었다. 오히려 김 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최 위원장을 만나 “금융위와 금감원은 한 팀”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1966년생, 최 위원장은 1957년생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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