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고용 창출 빅피처 기대감 반도체·AI 고용 창출에는 한계… 전문가 ‘포스트반도체’ 에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인도 휴대폰 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전격 회동하는 가운데 이날 총수로서의 공식 일정을 시작하는 이 부회장이 향후 내놓을 투자 및 고용 활성화 청사진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분기 15조원을 벌어들이는 기업 규모를 감안해 투자나 고용이 대규모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의 반도체나 인공지능(AI) 등 주력사업이 가시적인 고용창출과는 거리가 있는 지식집약적인 산업이어서 삼성 내부에서는 정부와의 시각차를 좁힐 수 있는 경제활성화 방안을 찾는데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도 회동은 현 정권이 경제살리기에 무게중심을 두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며 “이에 대한 화답으로 삼성도 대규모 투자나 고용창출 계획을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대기업들의 투자나 채용규모를 합친 것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현대차, SK, LG 등 주요 기업들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현장소통 간담회를 가진 후 투자 및 채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장 관심은 하반기 공채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말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 인력(4만9000여명)은 반도체 호황과 맞물려 전년보다 4800명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의 채용규모 역시 작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투자와 관련해서는 올해 투자액을 작년보다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년의 두배 수준인 43조4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1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투자규모가 작년보다는 감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가 향후 5년이나 3년 등 중장기 투자 및 고용 청사진을 내놓을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지난 4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 8000여명을 직접 고용한 것처럼 보다 전향적이고 진보적인 방식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정부와의 시각차는 고심되는 대목이다.
반도체 등 삼성의 주력업종은 고용창출 효과가 낮은 산업이다. 반도체 초호황에도 ‘고용없는 성장’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반도체 산업은 매출이 10억원 발생해도 취업자 수는 단 3.6명 증가에 그친다. 평균 취업유발계수 12.9명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삼성만이 할 수 있는 ‘포스트 반도체’ 육성 등 산업구조조정과 연관된 투자와 고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금융IT학)는 “반도체나 단순조립 부문에서 고용창출을 위해 투자하면 인건비가 막대해져 글로벌 경쟁력에 타격을 입는다”며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지식집약적인 산업의 연구개발(R&D)이나 계열사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다만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를 축소하라고 압박하고 있어 사실상 새로운 투자가 힘들다는 점”이라며 “문 대통령이 최근 주무부처에 기업과 소통을 강화하라고 주문한 만큼 이 부분에서 공정위와 조율되면 국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도 “철강, 조선, 건설, 디스플레이 등 많은 분야가 중국에 쫓기거나 이미 추월당했다”면서 “이제 반도체 하나 남았는데 삼성 정도의 기업이 ‘포스트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기술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삼성은 스타트업(신생기업)을 많이 인수합병(M&A)해서 디바이스에 넣을 기술을 사고, 다시 새로운 스타트업들을 양성해 새 기술을 개발하도록 하는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며 “이는 실리콘밸리가 성장해온 방식으로, 기술 탈취라든가 문어발식 확장이라고 비난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천예선 기자/cheon@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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