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따른 ‘풍선효과’ 제기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 이점 일부선 “서민 실수요 훨씬 많아” 금융위, 투기 차단책 10월 실시
전세자금 대출 증가세가 오묘하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으로 내집 마련이 어려워진 서민들의 전세수요가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전세대출을 부동산 투자자금으로 활용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어서다. 은행 등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공공기관의 ‘보증’까지 붙은 안전한 대출이란 점에서 선호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오는 10월 ‘핀셋규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23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주금공 전세자금대출 보증공급건수는 18만4802건, 보증공급액은 10조52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속도가 유지될 경우 올해 공급건수는 55만 건, 공급액은 3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주금공 전세자금보증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건수로는 2015년 42만9670건, 2016년 45만638건이었다. 지난해는 46만5570건으로 2015년 대비 8.4% 늘었다. 보증공급액도 같은기간 18조5683억원, 21조6468억원, 23만7258억원으로 점차 늘며 2년 동안 규모를 27.8% 키웠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KB국민ㆍ신한ㆍKEB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7월과 비교해 43.6% 증가한 56조3466억원으로 나타났다. 2016년 8월 30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8월 40조원, 올 3월 50조원을 차례로 돌파했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실수요주택은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전세로 살면서 목돈을 투입해 전세 세입자를 들이고 따로 주택을 매매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은 금리가 매매를 위한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대출규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매매가격이 오르며 전세가격도 올랐고 이같은 증가세는 시장 확대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반론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채가 커지고 있어 모든 대출은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지속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갭투자에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한 사례는 있을 수 있으나 전세자금대출이 부동산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는 주 요인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투기를 위해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는 수요보다 서민 실수요가 훨씬 많다는 설명이다.
다른 한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이 일정부분 늘어나고 있지만, 최근 전체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도 포함) 증가세가 이전보다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도 일축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가계대출 중 월별 주담대 증가율은 0.13~0.35%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현재(5월)까지 평균치인 0.56%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지난 4월 금융위원회는 ‘서민실수요자 주거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전세자금대출이 부동산 투기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부 염려처럼 새로운 주택투자수요로 전세자금대출이 운용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조심스럽게 대응해야 한다”며 “주금공을 통해 부부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자, 1주택자에 한해서만 전세보증을 하는 방안을 오는 10월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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