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과 위대한 합의할것” 정상회담 앞둔 중국 선택 주목 미중협상 결과 증시 향방 관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후반부 정책 방향을 가늠할 미국 중간 선거가 예상대로 상ㆍ하원을 공화당과 민주당이 분점하는 형태로 끝났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여온 국내외 증시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것. 다만 실제로 무역분쟁이 종결되고 국내 증시가 힘을 받기 위해서는 미ㆍ중 정상회담을 앞둔 중국의 전향적인 선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이튿날인 8일 오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 높은 2109.97로 장을 시작했다. 전날 치러진 미국 중간 선거에서 8년만에 민주당이 하원 과반수를 탈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주도하고 있는 대중 관세 부과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실렸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무역전쟁의 당사자인 중국 상해 증시도 0.7% 이상 상승하며 거래를 시작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민주당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과 환율 조작에 대응하는 수준에서 대중 압박 수위를 조절하길 원한다”면서 “향후 하원에서 예산안을 무기로 무역전쟁의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민주당의 하원 승리가 점쳐지자 선거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과의 전화통화 이후 “중국과 위대한 합의(great deal)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승리로 미ㆍ중 무역전쟁이 즉각 종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간선거가 끝난 후에도 워싱턴에는 대중 매파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단적인 예로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 3월 “미국 노동자와 상품을 수호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하라”고 백악관에 주문한 바 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주요 농업주와 러스트 벨트에서 대부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것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공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관세폭탄에 반대해 온 민주당 크레어 맥카스킬 상원의원은 미주리 주에서 의원직을 잃은 반면 관세 부과를 적극 지지한 공화당 마이크 보스트 상원의원은 일리노이 상원의원 자리를 지켰다. 블룸버그는 “미국 유권자들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계속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차단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초당적으로 동의할 것“이라며 “지난 7~9월에 하원과 상원을 통과한 외국인 투자위험조사 현대화법(FIRRMA) 법안이 만장일치로 입법화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중국 정부 역시 백기 투항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미 협상을 총지휘하고 있는 왕치산 중국 부주석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8년 혁신경제포럼’ 연설에서 “중국은 대외 개방을 기본 정책으로 다자무역주의 체계를 확고히 지지하고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중국 인민은행의 마쥔 통화정책위원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위안화 포치(破七)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며 달러 당 7위안이 깨지더라도 무역전쟁으로 둔화될 수 있는 중국 내수 경기 부양에 집중할 것을 시사했다.

위안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강달러 기조가 강화되면서 한국 주식시장을 비롯한 신흥국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ㆍ중 무역협상 타결은 신흥시장에 중요한 요인”이라며 “G20 정상회의 이후 합의 가능성이 의미있게 높아지지 않으면 증시의 하락 추세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과 극단적인 대결을 이어갈 경우 패배가 뻔한 상황에서 중국도 이제 전향적인 입장을 보일 때가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시 전문가는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장기화할 경우 무역수지 급감, 자본수지 이탈 등으로 인해 미래 성장동력을 잃고 말 것”이라며 “이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면 중국도 어쩔 수 없이 분쟁 종식을 위한 협상안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호연 기자/why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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