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美 상응조치 조율자 급부상 국내 악재 속 국정 장악력 가속화 계기 南北美中 정상 모이는 ‘빅이벤트’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한반도 평화의 운전대를 잡는다. 2차 북미정상회담 시간표가 확정되면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이 제공할 상응 조치를 둘러싼 이견을 풀어나가는 데 문 대통령이 중요한 역할으로 보인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합의 등 구체적이고 진전된 성과가 나온다면, 문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베트남행 비행기를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특히 회담 결과에 따라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이 종전선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도 나오면서 판은 커진 상태다.
7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27~28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 정상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중재자’ 역할에 집중할 예정이다. 북미 양자 간 협상인 만큼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나서기는 부담스럽지만, 물밑에서는 충분히 이견 조율에 나설 수 있다. 지난 1차 북미정상회담은 북미가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루는 상징적 성격이 강했다고 한다면 이번 2차 정상회담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역할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우리는 구경꾼이 아니다”며 “(북미정상회담이) 끝까지 잘 되게끔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번 북미 간 담판 결과가 종전선언 등 실질적 성과가 나온다면 집권 중반기를 맞은 문 대통령이 김경수 지사 구속 등 악재 속에서 다시 국정 장악력을 높이는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기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이 가시권에 접어드는 것 역시 호재다.
문 대통령이 베트남회담에 합류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정상회담이나 미중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이 종전선언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한반도 문제의 핵심 당사국인 남ㆍ북ㆍ미ㆍ중 4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빅 이벤트’가 펼쳐진다면 한국전쟁 이후 계속돼 온 대립의 시대를 끝내고 확고한 평화로 나아가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종전선언이 이미 지난해 판문점선언에 명시된 사항인 만큼 북한이 일정 수준의 비핵화를 약속한다면 문 대통령 역시 베트남 방문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현재로서는 문 대통령의 베트남행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상태다. 김의겸 대변인도 지난 6일 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대해 “북미 사이에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려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설 연휴 이후 첫 공개일정으로 벤처기업인과 만남을 갖는 등 연초부터 집중한 경제행보를 이어갔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업계 현장과 소통하고 민생현장을 살펴보는 일정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며 “평화체제 구축 행보와 경제ㆍ민생 챙기기 행보를 동시에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강문규 기자/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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