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감서 비적정 받아도 1년 유예 혁신기업 가치평가도 유연하게 피감기업과 ‘건전한 소통’ 허용 김용범 “회계, 경영부담 안돼야”
비 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 대상이 되던 ‘원스트라이크 아웃’ 상장관리 규정이 개선된다. 기업의 비상장 회사 투자지분 평가도 반드시 공정가치 평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필요하면 원가법을 인정해주기로 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12일 정부 서울청사 1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업의 외부감사 부담 완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현행 제도상 상장법인은 외부감사 결과 적정 감사의견을 받지 못하는 경우 상장폐지 대상이 되기 때문에 외부감사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10월에 적정 감사의견을 받지 못해 재감사를 받은 코스닥 상장사들이 대거 퇴출당해 해당 기업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며 “올해는 그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거래소와 협의해 상장관리 규정상의 미비점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와 한국거래소가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방안은 올해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해도 다음해 감사보고서에서 적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이 유지되도록 하는 방안이다. 기업이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더라도 다음해 감사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상장폐지 조치를 유보하고 1년의 시간을 더 주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신(新) 외부감사법 시행에 앞서 관계기관 합동 현장점검반을 운영하며 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했다.
김 부위원장은 “신 외감법 시행으로 외부감사인 독립성과 책임이 높아지고 경영 파급효과가 큰 회계기준이 도입돼 외부감사가 많이 까다로워졌다”며 “기업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이 제도 변화로 예상하는 수준보다 더 커 기업 화력이 저해될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부담이 커지는 이유는 제도의 대대적 변화에도 외부감사인과 감독기관의 업무방식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그는 “외부감사가 회계감독 과정에서 제도를 자의적으로 적용해 많은 기업이 회계를 경영의 부담으로 인식한다”고 진단했다.
정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된 사례로 ‘감사인의 재무제표 작성 자문 금지’가 꼽혔다. 외부감사인이 규정 위반을 이유로 기업과 소통하지 않아 기업이 감사 불확실성의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또 기업이 보유한 비 상장회사의 지분을 모두 시장가치가 아닌 공정가치로 평가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 스타트업 등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부위원장은 “비 상장회사 투자지분 공정가치 평가 관련 애로사항과 외부감사인이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적용하는 법령들이 있다”며 “관계기관과 검토한 내용과 이날 간담회 의견을 참고해 감독지침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는 회계기준이나 법령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 않기 위해 감독지침이나 법령 해석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또 외부감사 과정에서 기업 경영진의 회계부정 확인을 위해 활용되고 있는 디지털포렌식 조사가 남용되지 않도록 공인회계사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세부 가이드라인 마련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간담회를 바탕으로 향후 제도 개선과 정부 지원이 필요한 과제들을 지속 발굴하고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나래 기자/ticktock@
ticktoc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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