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운용사 대여한도 더 높지만 담보형태 차이가 ‘걸림돌’ 작용
미국에서 ‘완전 무보수’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할 전망이다. 투자자로부터 받던 보수를 포기하는 대신 펀드에 편입한 주식, 채권 등을 다른 수요자에게 대여해줌으로써 수익을 보전하겠다는 전략이다. 증권대여에 대한 규제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에서도 ETF 무보수 시대가 열릴 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은 ‘무보수’를 전면에 내건 ETF 2개 종목에 대한 상장 심사를 진행 중이다. 온라인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SoFi(Social Finance)라는 업체가 내놓은 상품이다. 이벤트성으로 일시적으로 총보수율을 무료로 하는 전례는 있었어도, 상장부터 무보수를 내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저보수 경쟁은 최근 펀드 시장의 대세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증권대여다. 증권 대여란 ETF를 설정한 운용사가 편입 종목들을 그대로 수탁사에 맡기는 대신 개별 종목들을 다른 수요자에게 대여해 주면서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이다.
수요자가 현금이나 국고채 등 안전자산을 대여 시가총액의 일정 비율 이상으로 담보를 제공하면, 운용사는 ETF 설정에 의해 수탁된 개별종목을 중개사를 통해 거래 상대방에게 증권을 지급한다. 운용사는 수요자로부터 받은 자산을 주로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성 투자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증권 대여를 통한 수익은 글로벌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의 경우 지난해 약 6억9000만달러(약 7800억원)를 벌어들일 정도로 상당하다. 이는 지난해 블랙록 전체 매출 가운데 4.8% 규모다. 증권 대여로 벌어들인 수익을 ETF 투자자에게 얼마나 배분하는지는 운용사 내부 방침에 따라 다른데, 뱅가드의 경우 중개사에게 지불하고 남은 순수익 100%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한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계열사가 운용하는 ETF ‘HMMJ’는 추종지수가 88.7% 오르는 동안 증권 대여를 통한 초과수익을 더해 138.8%의 성과를 투자자들에게 안기기도 했다.
국내 ETF도 적극적인 증권 대여을 통해 ‘무보수 상품’을 내놓거나 추가 수익을 안길 수 있을까. 제도적인 제한은 없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설정된 전체 ETF 편입종목 시가총액의 3분의1까지 증권 대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국내 ETF는 최대 50%까지 대여해줄 수 있어 오히려 미국보다 더 양호한 환경이다.
국내에서는 운용사별 증권 대여 현황 및 이를 통한 수익률 정보가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대부분의 운용사가 증권 대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운용사들이 증권 대여를 통해 확보하는 담보는 자유로운 운용에는 제약이 있다는 평가다. 미국 운용사들이 확보하는 담보는 과반이 현금인 반면, 국내는 단기채나 운용사의 채권형 ETF 상품에 현금을 투입해 담보를 제공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김남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운용사들이 증권 대여에 대한 담보로 현금을 확보하고 해당 현금을 운용하는 별도의 계열사를 두기도 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담보 제공이 보다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운용사 입장에서는 활용도에 제약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준선 기자/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