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 횡성공장 ‘주향로’ 가보니… 작년 7500명 견학…우리술 알리기 앞장 백세주 용기·라벨 변천사 한눈에 중장년층엔 추억, 젊은층엔 볼거리를
특허 누룩 사용 7일 발효로 품질 UP ‘술덧’ 압착과정서 약주·탁주 구분 제품 공정은 자동화·육안검사 병행
서울을 벗어날 때 흩날리기 시작한 빗방울이 어느덧 진눈깨비가 됐다. 강원도에 들어선 것이 실감났다. 지난 15일 국순당이 운영하는 견학 프로그램 ‘주향로’에 참여하기 위해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양조장으로 향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향긋한 막걸리 향부터 먼저 반겨왔다.
주향로는 ‘술 향기 가득한 길’이라는 의미로 국순당 횡성공장 견학로를 일컫는다. 2018년 한해 약 7500명이 이곳을 찾았다. 직전 해에 비해 약 5% 증가한 수치로, 입소문을 타고 매년 참가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타임머신 탄듯…추억의 광고에 홀리다=주향로에 들어서자 국순당 대표 제품인 막걸리 제품과 ‘백세주’ 용기ㆍ라벨 등의 변천사가 한눈에 들어왔다. 조금 더 걷자 국순당 광고 모델을 거쳐간 톱스타 얼굴이 담긴 포스터가 나타났다. 다소 촌스러워 보이는 화장법과 경직된 듯한 포즈 등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새어나왔다. ‘백세주로 국론통일!’ 타임머신을 타고 1990년대로 돌아간 듯 투박한 문구의 지면 광고도 눈길을 잡았다. 이곳에선 국순당 제품 뿐 아니라 지금은 볼 수 없는 옛 소주와 맥주병도 전시해 중장년층 관람객에겐 추억을, 젊은 세대에겐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날 만난 한창수 송호대학교 호텔외식조리과 교수는 학생들과 견학 전 사전답사 차 주향로를 방문했다고 했다. 한 교수는 “외식문화가 점점 발달하면서 주류와 음식과의 궁합인 ‘페어링’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달짝지근한 불고기에 백세주, 이런 식으로 (주류업계가) 페어링에 대해 보다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특허 자체누룩으로 효율ㆍ품질 UP”=양조장까지 온 김에 전통주 제조 공정도 둘러보기로 했다.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눈에 띈 것은 천장과 벽면에 설치된 색색의 배관이다. 술 제조에 필요한 주조 용수부터 완성된 술까지 모두 배관을 타고 이동된다.
양조 공정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크게 탁주(막걸리)와 백세주로 대표되는 약주(맑게 걸러낸 술)로 구분된다. 공정을 살펴보기 전 들른 부원료 저장실엔 국순당이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는 누룩이 포대째 쌓여 있었다. 전통주 업체 대부분이 사용하는 누룩은 일본에서 들여온 ‘입국’으로, 고두밥에 섞어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국순당은 특허기술인 ‘생쌀발효법’을 활용해 술을 만든다. 자체생산 누룩이 입국보다 전분 분해 능력이 뛰어나 생쌀도 분해가 가능한 덕분이다. 허준원 국순당 생산본부 품질보증팀장은 “고두밥을 지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고 원료 자체를 신선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7일간 발효…일정 온도 항상 유지=레시피에 따라 계량된 재료가 용수와 함께 발효 탱크로 자동 이동되면 본격적인 ‘술 담그기’가 시작된다. 발효 탱크는 개당 4만ℓ 크기 수준이다. 탱크 하나당 막걸리 15만병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 국순당은 84만ℓ 술을 동시 발효할 수 있는 수준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
본격 발효에 앞서 탱크의 4분의1 정도만 원부재료와 용수를 채워 효모를 활성화시킨다. 하루 정도 지나면 탱크를 가득 채워 본격적인 발효를 시작한다. 총 발효 기간은 7일 정도다. 발효 3일차 된 탱크 뚜껑을 열자 보글보글 거품을 일으키며 익어가는 막걸리가 보였다. 이 상태에서 알코올 도수는 12% 정도로, 4일차엔 14~15%, 7일차엔 18~19%까지 도수가 올라간다고 허 팀장은 설명했다.
발효가 끝난 술은 뻑뻑한 상태로 이를 ‘술덧’이라고 부른다. 이 술덧을 꽉 짜서 맑게 걸러주면 백세주와 같은 약주가, 체에 걸러주면 다소 걸죽한 형태의 막걸리가 된다. 약주의 경우 여기서 4일 이상 더 숙성시켜 물 등을 섞는 제성(맛과 알코올 도수 맞추는 작업) 단계를 거치면 용기에 담기기 직전 술이 된다.
▶“자동화로 안심 못해…육안 검사까지”=이어진 제품 공정도 용기 생산부터 라벨 부착, 용기 세척, 내용물 주입, 뚜껑 닫기, 제품 포장까지 대부분 자동화 설비로 이뤄졌다. 용기 생산 시 자동으로 검수가 이뤄지지만 혹시 모를 불량품을 걸러내기 위해 직원이 육안검사를 한번 더 실시했다.
국순당 관계자는 “막걸리업계가 젊은층 입맛을 잡기 위해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는 등 노력하면서 침체기를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분위기”라며 “체험 프로그램 등을 보다 강화해 소비자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서는 동시에 우리 전통술 알리기에도 앞장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횡성=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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