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엄마들이 ‘계모가 계모 짓 했네’ 했다는 소릴 들으니 마음이 아팠어요” (재혼가정 가장 A모(43) 씨)

최근 30대 남성이 성폭행 미수를 신고한 열두 살 의붓딸을 보복 살해한 사건이 재혼가정과 재혼 부부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실제 강력범죄 비율은 친부모보다 낮지만 ‘새엄마여서’ 혹은 ‘새아빠여서’ 자식을 더 학대할 것이라는 세간의 편견 어린 시선 때문이다.

그러나 강력범죄인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가해자 비율을 보면 ’친아빠가 아닌 새아빠여서‘ 범죄를 더 쉽게 저지를 것이란 생각은 편견임을 알 수 있다.

여성가족부가 2016년 유죄판결이 확정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 가해자 비율은 계부보다 친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대상 중 친부가 가해자인 범죄는 강간 6.6%, 강제추행 3.2%인 반면, 의부가 가해자인 범죄는 강간 4.7%, 강제추행 1.4%로 그보다 낮았다. 조사대상 중 의부가 가해자인 경우는 4촌 이내의 혈족 및 인척(강간4.0%, 강제추행 1.6%)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계모는 남편이 데려온 자녀를 학대하는 ‘팥쥐 엄마’라는 인식 역시 편견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공개한 ‘2017년 전국 아동학대 현황’을 보면 학대 가해자로는 친부모가 73.4% (친부 42.8%, 친모 30.6%)로 가장 많았다. 학대가해자가 부모면서 친부모가 아닌 비율로는 계부 1.8%, 계모는 1.5%, 양모는 0.1%, 양모는 0.1%로 나타났다.

재혼가정 부모들은 계부ㆍ계모는 프레임일 뿐이라고 말한다. 재혼가정 가장 A 씨는 “뉴스에서 ‘의붓딸 살인’ 단어만 봐도 마음이 철렁한다”며 “아이가 딸이 아닌 아들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싶다가도 재혼가정인게 무슨 죄라도 되나 싶어 갑갑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엔 재혼가정이 늘어나 우리집만 특이한 상황도 아니다“며 ”다양한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세간의 편견이 여전하다”고 하소연했다.

김유진 기자/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