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심의역할 부여 추진 자율규제 부여 ‘첫단추’ 금소법, 국회통과 필요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연합회에 법적 기능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들이 제작한 각종 광고를 심의하는 역할을 연합회에 위임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검토를 시작했다. 올해로 설립 91주년을 맞이한 은행연합회가 처음으로 법적인 기능을 맡게될지 주목된다.
7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당국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제정하면서, 시행령에 은행연합회가 은행의 금융광고를 심의할 수 있다는 근거조항을 담기로 했다. 금융광고는 TV와 신문 등 전통적인 방식은 물론이고 각종 SNS 채널을 통해 이뤄지는 광고까지 포함한다.
현재 업권마다 흩어져 있는 광고 심의 절차와 규정을 금소법에 총망라하는 게 당국의 1차적인 목표다. 더불어서 은행연합회에도 광고 심의 업무를 부여하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는 60곳의 국내은행과 외국은행 국내지점을 회원사로 둔 금융권의 대표적인 협회다. 그간 당국, 은행들과 협의를 거쳐 여러 규범을 마련해 왔으나 법적인 심의, 규제 기능까지 행사하지는 않았다. 이는 자율규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다른 금융업권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광고 심의만 보면 금융투자협회(금투협), 손해보험협회(손보협), 여신금융협회(여신협), 저축은행중앙회 등은 각 회원사들이 만든 광고물을 2차 심의한 뒤에 소비자에게 내보낸다.
하지만 현재 은행들은 협회를 거치지 않고 자체 준법감시인의 심의만 거치면 곧바로 금융 소비자들에게 노출할 수 있다. 금감원의 사후에 감독만 받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광고는 허위과장 이슈가 언제나 불거질 수 있고 (업권 자체적으로) 스크린 되는 부분이 필요하다”며 “은행은 그걸 심의하는 데가 없어서 자율규제 형식으로 부여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만 법적 기능이 없는 배경을 이해하려면 각 금융협회의 정체성을 살펴야 한다. 은행연합회는 설립근거를 민법에 둔 비영리법인이다. 은행권을 대표하지만 정작 은행법엔 설립근거가 없다. 금투협(자본시장법), 손보협(보험업법), 여신협(여신전문금융법) 등 다른 협회들이 관련법에 토대를 둔 것과 다른 점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자율규제를 하면 당국이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는 걸 연합회가 부담스러워할 것”이라며 “당국과 연합회가 같은 시기에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금소법 제정은 하반기 국회 정국에 달려있다. 당국은 하반기 중에 처리하길 희망한다. 계획대로 금소법 시행령에 광고심의 근거가 생기면, 은행연합회로서는 새로운 길이 열린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예 은행법을 개정하는 것도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연합회 쪽은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이미 은행들은 자체적인 심의 인력이나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며 “카드, 보헙업권과 달리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가 거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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