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겨냥 저도주·감성주점 등

‘2030 발길 잡기’ 업계 총력전

막걸리 소매매출 전년비 15% 성장

서울장수, 20년만에 ‘인생막걸리’

누적판매 250만병 ‘제2 부흥’ 기대

주요 편의점에 입점된 서울장수 인생막걸리(아래 사진)와 지난 6월 망원동 사옥에 문을 연 ‘막걸리 체험관’. [서울장수주식회사 제공]
주요 편의점에 입점된 서울장수 인생막걸리(아래 사진)와 지난 6월 망원동 사옥에 문을 연 ‘막걸리 체험관’. [서울장수주식회사 제공]

막걸리가 젊어지고 있다. 수년간 침체됐던 막걸리 업계가 젊은 소비층 잡기에 나서면서다. 더 순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주류 트렌드를 반영하고 막걸리 빚기 체험, 양조장 펍 등 새로운 공간으로 2030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추세다.

막걸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대표적인 전통술이다. 같은 발효주인 와인과 비견되지만 시장 규모는 현저히 작다. 지난해 국내 주요 대형마트의 주류별 매출 비중은 수입 맥주가 25.3%, 와인 22.7%, 국산 맥주 21.4%, 소주 17.4%였다. 반면 전체 주류 시장에서 막걸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에 불과했다. 지역에 기반한 소규모 제조·판매로 산업화가 늦은 데다, 중장년층의 서민술이란 인식이 커 소비가 한정적으로 이뤄진 측면이 컸다.

이에 업계는 막걸리 ‘제 2의 부흥기’를 위해 2030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 확대 등에 따라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 문화를 이끄는 세대다. 특히 20~30대 여성층에선 ‘즐기는 술’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선호하는 주류도 다양화하는 추세다.

실제로 최근 막걸리 시장은 젊은층의 소비 증가에서 성장 실마리를 찾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막걸리 구매고객 중 20~30대 비중은 2017년 25%에서 지난해 29%로 1년 새 약 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 비중도 63%에서 68%로 5%가량 늘었다. 이처럼 젊은 소비자층이 늘며 막걸리 시장도 7년만에 성장세로 접어들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의 막걸리 소매점 매출 현황을 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308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675억원)에 비해 약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장수주식회사는 지난해 10월 ‘인생막걸리’를 출시하며 20여년 만에 신제품을 내놨다. 노화하는 막걸리 시장에 대한 위기 의식이 깔린 가운데, 업계 1위 회사가 본격적인 변화에 뛰어든 것이다. 인생막걸리는 보통 6도인 막걸리 도수보다 낮은 5도의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이며 제품 패키지는 젊은 감성의 디자인을 반영했다. 지난 4월 전국 주요 편의점에 입점한 지 3개월 만에 약 20만병 이상 판매됐으며, 제품 출시 8개월만인 지난 6월 말 누적판매량 250만병을 돌파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막걸리를 즐기는 문화도 젊어지고 있다. 서울장수는 지난 6월 마포구 망원동 사옥에 ‘막걸리 체험관’을 열었다. 망원동은 망리단길이라는 별칭이 붙은 젊은 층의 핫플레이스다. 방문객들은 시음과 함께 현장에서 직접 막걸리를 빚을 수 있다. 매월 2회 격주로 ‘우리 술 빚기’ 수업을 운영하며 젊은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계획이다.

서울장수 관계자는 “막걸리 체험은 2030세대 비중이 약 50% 이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문의가 많아 높은 호응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소비자층과 소통하며 접점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했다.

배상면주가는 펍 레스토랑과 소형 양조장을 합친 ‘느린마을 양조장&펍’을 열고 강남, 선릉 등에서 가맹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매장에서 막걸리가 빚어지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과일, 솜사탕 등을 활용한 막걸리를 세련된 분위기에서 즐기는 막걸리 프랜차이즈점도 성황이다. 막걸리 주점 ‘무월’은 딸기, 홍자몽 등 과일을 활용한 막걸리로 젊은 여성 고객에게 인기다. 놀부가 선보인 프리미엄 막걸리 주점 ‘취하당’은 솜사탕 막걸리와 흑당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