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성장정책관 비롯 사회자본과·사회적가치과·지속가능경제과 등 신설

남북경협조정과·신남방경제과 등도 생겨

업무 증가 대응…공익법인세제과·국제조세협력과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기획재정부가 '포용성장' 추진을 염두에 두고 큰 폭의 조직개편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용성장은 혁신성장, 공정경제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3대축이다.

2일 헤럴드경제가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기재부는 4개 국장급 자리와 11개 과를 신설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협의 중이다. 경제활력 제고, 혁신 확산, 민생 개선 가속화를 위해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조직개편의 방점은 '포용성장'에 찍혔다. 국정운영의 핵심 이념인 '사회적 가치의 실현 또는 포용적 성장'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조직을 개편한다.

먼저 경제구조개혁국 아래 포용성장정책관, 사회자본과를 신설한다. 경제구조개혁국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기재부 내에 신설된 국이다. 일자리, 소득 분배, 저출산, 고령화 등 문재인 정부의 4대 핵심 국정과제를 맡고 있다.

연장선상에서 장기전략국 내 사회적가치심의관 자리를 새롭게 둔다. 실무를 담당할 사회적가치과와 미래사회분석과, 지속가능경제과 등도 함께 만든다. 인권, 건강·복지, 취약계층 지원, 상생협력, 지역경제, 공동체 등 사회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중장기 전략을 짜게 된다.

현 정부는 저성장과 양극화로 인한 사회통합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사회적 자본을 확충해 새로운 발전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초 “2019년을 혁신적 포용국가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고, 5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선 체감 성과를 내달라고 촉구했다.

경제 컨트롤 타워인 기재부에 '포용성장' 가치를 이식하기 위한 시도다. 이윤 극대화를 최고선으로 하는 시장자본주의에 신뢰와 협력, 연대 정신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취지다. 정갑영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지난 4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적 자본 순위는 OECD 23개 회원국 중 17위로 분석됐다. 1인당 소득, 소득불평등, 교육 등이 주요 개선 과제로 꼽혔다.

또 다른 중점 국정목표인 '남북 경제협력'에도 힘을 실을 예정이다. 기존에도 대외경제국 안에 남북경제과, 남북경협팀을 두고 있었지만 추가로 남북경협조정과를 신설한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신남방경제과도 새로 생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태국·미얀마·라오스 등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다녀왔다. 취임 후 아세안 10개 회원국을 모두 방문하는 등 신남방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외에 국장급인 대외경제심의관도 추가로 만든다.

이 밖에 늘어난 업무에 대응하기 위해 세제실에 공익법인세제과, 국제조세협력과 등이 신설된다.

기존에 공익법인 관련 세제 업무는 재산세제과에서 맡고 있었지만 독립적인 부서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올해 세법 개정을 통해 사회, 학술, 문화단체 등 비영리법인에 대한 지정기부금단체 추천 권한이 주무관청에서 국세청으로 이관되는 만큼 새롭게 공익법인 관련 업무가 불어난다. 지난해부터 공익법인 회계기준이 새로 제정됐고,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공익법인을 악용하는 경우가 발생해 많은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다.

국제조세협력과는 이른바 '구글세'라 불리는 다국적 IT기업에 대한 법인세 과세 업무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에 대한 국제적 공동 대응을 위해 'BEPS(다국적기업의 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 잠식 문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기재부도 OECD BEPS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이 밖에 예산실에 국제협력예산과와 재정조정과, 국고국에 혁신조달정책과, 기획조정실 내 정보보안담당관을 신설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행안부와 기재부 예산실에 추가적인 조직 및 인력을 요청해 아직 협의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