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다음 세계 1위 반덤핑 피소국…제소는 세계 12위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도널프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무역전쟁으로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불공정한 무역행위 등을 조사·구제하는 기구인 우리나라 무역위원회에는 법적 전문인력(변호사)이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는 전문인력이 전체 정원의 절반가량인 200여명으로 채워져 있다.
3일 세계무역기구(WTO)와 무역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24년간 반덤핑 피소 건수가 428건으로 중국(1327건) 다음으로 세계 2위다. 또 지난 10월 기준 한국산 제품은 전 세계 29개국에서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 201건의 수입규제 또는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수출 비중이 높은 철강·금속이 92건으로 가장 많았고 화학·공업(40건), 플라스틱(22건), 섬유(16건) 등 순으로 집계됐다. 제소국가는 ▷미국(39건) ▷인도(29건) ▷중국(18건) ▷터키(14건) 등 순으로 많다.
반덤핑은 부당하게 낮은 가격으로 수출된 제품으로 수입국 산업이 피해를 입었을 때 수입국에서 부당가격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호주가 지난 6월 24일 고밀도 폴리에틸렌, 미국이 7월 29일과 8월 19일에 풍력 타워 및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시트에 대한 우리 기업의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한국산 물품에 대한 높은 무역장벽을 높이면서 우리나라가 세계 12위의 반덤핑 제소국(147건)의 입장인데도 정작 법적 대응은 미흡한 구조라는 지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반덤핑 제소를 가장 많이 하는 국가는 인도(919건)다. 인도는 우리나라보다 반덤핑 제소건수가 6배이상 많다.
무역위 안팎에서는 우리나라도 보호무역기조에 맞게 무역장벽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 무역위와 같은 성격인 미국 ITC 전체 인원 400명 중 절반가량인 200명이 전문인력(변호사)으로 법적논리 대응이 신속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반면, 1987년 출범한 무역위는 9명 위원 중 1명만 상임위원(산업통상자원부 실장급 파견)으로 위원장을 비롯한 8명이 비상임체제로 운영된다. 또 무역위 업무를 처리하는 무역조사실은 무역구제정책과, 산업피해조사과, 덤핑조사과, 불공정무역조사과 등 4개과(43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국내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직원이 한명도 없다.
무역위 한 관계자는 “치열한 보호무역기조에서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역위를 전문조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조사실에 국내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직원이 한명도 없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외국에서 반덤핑 피소를 당한 것만큼, 앞으로는 무역위에 외국 기업의 반덤핑을 제소하는 사례가 급증할 것을 대비해, 전문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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