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업을 무조건 금기시 해왔던 비정상이 문재인정부에 들어와 정상화된 셈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탐정업 관련 법제와 실무 등 ‘탐정 학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kpisl, 소장 김종식)는 최근 각계의 사람들로부터 ‘탐정법이 국회를 통과 했느냐’, ‘탐정업 금지 법률(신용정보법)이 개정됐느냐’, ‘요즘 줄을 잇고 있는 탐정업 창업의 근거가 무엇이냐’ 라는 등 탐정업 관련 법제 환경의 변화와 탐정업의 가능 여부에 궁금과 의문을 지닌 물음에 응답하기 바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변은 명료하다. ‘탐정업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법률 제정도 없었고, 현행 신용정보법의 개정도 없었다. 그동안 신용정보법 상 탐정업 규제 조항을 해석함에 있어 일체의 탐정업무가 금지의 대상인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헌법재판소의 판시(2018.6.28)에 이어 경찰청과 금융위원회의 행정해석으로 사생활 등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 탐정업무는 불가능하지 않음이 확연히 가름되었기 때문에 개별법에 저촉되지 않는 탐정업은 지금당장이라도 가능해진 것’이라고 설명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간 탐정업 규제의 근거법인 신용정보법 제40조(금지조항)의 ‘특정인의 소재 및 연락처를 알아내거나 사생활 등을 조사하는 일을 금한다(제4호)’는 법문과 ‘탐정 등의 호칭 사용을 금한다(제5호)’는 조항을 해석함에 있어 이 두 규정이 ‘일체의 탐정업무를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헌법재판소는 ’신용정보법이 금지하고 있는 대상은 모든 탐정업무가 아니라 사생활을 조사하는 행위(사생활조사업)이며, 탐정업의 업무영역에 속하지만 금지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판시했다(2018.6.28.선고).
이와 관련하여 신용정보법 소관청인 금융위원회와 경찰청도 지난해 행정해석을 통해 ‘신용정보법의 제정 목적(신용질서 확립)과 무관한 탐정업무는 신용정보법이 금지할 영역이 아니며, 사생활 등 개별법을 침해하지 않는 탐정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지금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로 한국에서도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 탐정업무는 새로운 법률(일명 탐정법) 제정이나 현행법 개정 없이도(당장이라도) 직업화가 가능해진 것. 이는 ‘소수 인원 선발 방식(공인탐정법에 의한 공인탐정)’이 아닌 ‘보편적 관리’를 받는 자유업으로서의 탐정업 시대가 열린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탐정업 소관청인 경찰청은 지난해 6월 가벌성(可罰性)이 없는 합당한 탐정업무(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 탐정업무)까지 무조건 금기시 해온 관행은 법리와 시대상으로 보아 온당치 않다고 판단하고 ‘탐정학술지도사’, ‘실종자소재분석사’ 등 그간 처리를 유보해 왔던 사생활조사와 무관한 탐정업 관련 8건의 민간자격 등록신청(탐정업을 민간차원에서 직업화 하겠다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을 경유한 민원)을 받아들였으며, 이에 힘입은 탐정업 희망자들의 창업과 겸업 역시 도처에서 이어지고 있음이 현재의 상황이다(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는 현재 탐정업 종사자를 8000여명으로 추산).
이렇듯 판례와 행정해석에 이은 주무부처의 탐정업 관련 민간자격 등록 수리 등을 통해 ‘개별법을 위반하지 않는 탐정업은 더 이상 음지의 일도 관허업도 아닌 보편적 자유업이 된 것’임을 우리는 실감하게 됐다. 누구든 ‘OOO 탐정업사무소’라는 간판하에 탐정업무를 당당히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사생활 침해에 악용될 소지를 감안하여 ‘탐정, 정보원, 기타 유사 호칭을 업(業)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계속 금지된다(법 제40조 5호 및 2018.6,28 헌법재판소의 판시).
작금 ‘세계 어디에도 사생활조사를 탐정업의 업무로 정하거나 허용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는 점에서 볼 때 ‘사생활과 무관한 탐정업’이 불가능하지 않은 대한민국 역시 ‘사실상 탐정업 허용국’이자 ‘글로벌 수준의 탐정업 가능국’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간 ‘모든 탐정업을 무조건 금기시 해왔던 해묵은 비정상이 문재인정부에 들어와 정상화된 셈’이며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공약인 ‘공인탐정제 도입’의 취지와 목적도 사실상 대체 달성된 것으로 보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현시점에서 경찰청 등 정부나 국회가 탐정업 직업화의 완성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17대 국회부터 발의와 철회, 폐기를 11차례나 거듭해온 부실과 논란 투성이였던 공인탐정법(공인탐정) 제정 논의의 재소환이 아니라 ‘그간의 판례와 주무부처의 행정해석, 관리법이 부재한 상태에서 판례와 행정해석 등을 바탕으로 저만치 먼저 출발한 현재의 탐정업 실태, 탐정업무는 가능해졌으나 탐정업을 인정한다는 명문 규정이 부재한 점 등’ 탐정업 관련 제반 환경 변화와 현주소를 감안한 ‘(가칭) 탐정업 관리법(일명 ’보편적 관리제 탐정법‘)’을 조속히 제정하여 한국형 탐정업 직업화의 조기 안착을 도모하는 일이 매우 시급하고 긴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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