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취약층 금융소외 최소화”

‘현금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로 빠르게 진입한 나라에서 국민의 현금 접근성 약화, 취약계층의 금융소외 등의 부작용이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은행은 이같은 부작용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발권국)이 6일 공개한 ‘최근 현금없는 사회 진전 국가들의 주요 이슈와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보면 스웨덴, 영국, 뉴질랜드가 2000년대 이후 비현금 지급수단(신용카드, 모바일 지급수단 등) 이용 활성화로 현금사용이 감소하면서 현금없는 사회로 바르게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나라들의 상거래시 현금결제 비중은 13~31%로 낮은 수준이고, 특히 스웨덴의 경우 소매업체를 중심으로 현금결제를 거부하는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릭스뱅크(스웨덴 중앙은행)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 국민 중 현금결제를 거부당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 비중이 2014년 27%에서 2018년 45%로 크게 증가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현금없는 사회 진전에 따른 문제점으로 ▷현금공급 창구 축소에 다른 국민의 현금접근성 약화 ▷취약계층의 금융소외 및 소비활동 제약 ▷공적 화폐유통시스템 약화 등을 꼽았다. 재해 등으로 전산시스템이 타격을 받으면 금융시스템 전체가 마비될 가능성도 커진다.

한은은 “3개국의 경우 상업은행들이 현금사용 감소에 따른 현금취급비용 증가를 우려하여 주요 현금공급 창구인 지점 및 ATM(자동화기기) 수를 축소함에 따라 국민들의 현금접근성이 약화되고 있다”며 “현금의존도가 높은 고령층과 장애인 등은 현금결제가 어려워져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우려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세 나라의 2018년 기준 상업은행 지점수는 2011년 대비 23~33% 가량 감소했고, ATM 수는 2014년 대비 약 7~21% 줄었다.

한은은 이어 “현금사용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화폐유통시스템 주요 참가기관들이 화폐취급업무를 축소함에 따라 경제적 거래 등에 현금사용을 보장하는 공적 화폐유통시스템이 약화됐다”며 “화폐유통시스템은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데 최근 현금사용 감소로 취급업무가 줄고 인프라(금고, 자동정사기 등)에 대한 투자도 위축되면서 소매점에서 현금사용을 배제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각국은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 스웨덴은 상업은행의 현금취급업무를 의무화하는 법률 제정을 추진 중이고, 영국은 우체국 예산을 지원하고 ATM 운영업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화폐 유통시스템 통합관리 협의체도 설치하는 방안을 발표한 상태다. 뉴질랜드는 화페유통시스템에 대한 중앙은행의 적절한 개입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은은 “우리도 현금없는 사회로의 진행과정에서 유사한 문제가 나타나지 않도록 미리 필요한 대응책 마련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