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헤럴드경제가 경제전문가를 상대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홍남기 경제팀의 과제’를 물은 결과 20명 중 15명(이하 복수응답)이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보다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선 우선 ‘노동시장 유연화’와 ‘규제완화를 통한 혁신’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는 의견은 소수에 불과했다. 정부는 기업이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문재인 정부도 이러한 요구를 의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 못하고 있다. 지난달 정부는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노동혁신을 비롯해 산업혁신, 인구대응 등 5대 부분 20대 과제를 제시했다. 하지만 노동혁신은 고용친화적인 노동제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며 구조개혁의 핵심인 ‘유연성 강화’ 얘기는 쏙 빠졌다. 고용안정성 강화, 노사협력모델 창출 등 구조개혁과는 거리가 먼 과제들만 담겼다.
노동조합을 등에 업고 만든 정부인 만큼 ‘선(先)안정 후(後)유연’ 노동정책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노동 유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3.4점)보다 낮은 54.1점으로 집계됐다. WEF 조사대상 141개국 중 97위, OECD 36개국 중에서는 34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노사협력과 정리해고 비용, 해고·고용 관행 등 항목이 낮은 평가를 받았다.
노동시장 유연화에 이어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문가 20명 중 14명이 이렇게 답했다. 보건의료, 관광, 콘텐츠, 물류 등 산업에 유망한 신(新) 서비스 스타트업이 등장해도 규제에 막혀 성장하지 못하고 고용창출도 더디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세계은행(WB)은 지난달 “서비스 부문이 전 세계 고용의 49%를 차지하고 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비율은 저소득 국가 26%에서 고소득 국가 75%까지 다양하다”며 “도소매업은 개발도상국, 부동산 및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는 선진국의 고용 확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조만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바이오헬스, 금융, 공유경제 등 5개 영역의 10대 규제집중 산업 분야를 선정, 해결해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2011년 국회에 제출한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이 9년째 표류 중인 것만 봐도 큰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동시에 노인, 청년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 일자리 확대를 지속해달라는 주문도 일부 있었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돌봄·가사서비스 분야에 재정 투입을 계속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신산업 창출이 일자리 확대를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에 전문가 20명 중 11명이 응답했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정부는 규제개혁,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정부가 아닌 민간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동진 산업기술진흥원 책임연구원은 “규제완화보다 오히려 기업가 정신을 고양시키는 게 오히려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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