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상고제도개선특위 위원 임명, 첫 회의
대법원은 상고허가제, 변호사업계는 대법관 증원 선호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연간 4만건을 심리하는 대법원 상고심 제도를 개편하기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
대법원은 17일 상고제도개선특별위원회 위원을 임명하고 1차 회의를 열었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상고개선위는 법조계와 학계, 시민단체 및 국회 추천 위원 등 10여명으로 구성됐다.
대법원은 현재 대법관의 업무량을 고려하면 지금과 같은 상고심 제도를 운영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2019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8년 상고심 본안사건 접수 건수는 4만7979건이다. 2009년 3만2361건에서 10년 사이 48% 증가했다.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 12명이 한 사람당 3998건을 살펴야 한다. 대법관의 업무량뿐 아니라 국민들이 충실한 재판을 받을 권리 역시 침해된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대법원에서 일했던 박시환 전 대법관은 ‘대법원 상고사건 처리의 실제 모습과 문제점’ 논문을 통해 한달에 두 번뿐인 소부 합의 기일에 1건의 사건을 설명하는데 1분 30초를 넘지 못한다고 했다.
이에 대법원에선 심리할 상고사건 수 자체를 줄이는 상고허가제와 대법관 수를 늘리는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이용훈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0년 한나라당은 대법관을 기존 14명에서 24명으로 증원하는 ‘대법관 증원’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법관을 24명으로 늘리면 전원합의체의 기능이 발휘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실행되지 못했다.
서울·부산·대전·대구·광주 등 전국 5개 고등법원에 8개 상고심사부를 신설해 소송 당사자의 의견을 들은 뒤 대법원 상고 여부를 허용하는 ‘고등법원 상고심사부’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이 전 대법원장 퇴임 후 흐지부지 됐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에는 ‘상고법원’ 신설이 논의됐다. 상고를 모두 받아주되, 중요 사건은 대법관이 심리하고 나머지 대다수 사건은 별도의 상고법원 판사들이 재판을 하는 제도였다. 대법원을 사회적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전원합의체 심리 위주로 개편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그러나 공론화 과정을 밟지 않고 추진하며 좌초됐다.
김명수 대법원장 역시 현행 상고심 제도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상고허가제’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제도 중 상고허가제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상고 허가제는 기본적으로 재판을 2심에서 끝내고, 일정 요건을 갖춘 사건만 3심 재판을 하는 제도다. 1981년 3월 ‘소송촉진 특례법’이 제정되면서 상고허가제가 시행됐지만, ‘세번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9년 만인 1990년에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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