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 손 잡고, 못 다한 여행 잘하고 좋은 곳에서 행복해라. 사랑한다’ ‘보고싶다, 내 새끼들’ ‘침몰하는 국회, 특별법’
매일 아침 국회로 출근하다 보면 본관으로 오르는 계단 옆 정원에 어지럽게 놓여진 종이배들을 만나는데, 사랑하는 가족과 생떼같은 자식들을 먼저 떠나보낸 남은 이들의 절절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처음 놓여졌을 때만해도 4월의 개나리꽃처럼 노오랗던 종이배들이 지금은 그 빛을 잃어버렸다.
지난 5개월여 시간동안 비에 젖고, 바람을 맞고, 한 여름 뜨거운 뙤약볕에 바싹 말라버린 종이배들은 이제 허옇게 퇴색해 버렸다.
이 배들을 보면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린 ‘세월호 특별법’을 보는 듯하다.
‘민생 중의 민생’이라며 다른 민생법안은 내팽게 친 채 국회 울타리를 벗어나 광장으로 떠났던 야당, 진상조사는 해야 하지만 법과 원칙은 결단코 지켜야한다고 타협의 문을 닫아버린 여당.
이 국회의 풍파 속에 ‘세월호 특별법’은 진도 앞바다 맹골수로의 거친 물살 아래서 생을 마친 이들을 위한 씻김굿이 아닌, 정치적 계산과 정국 주도권 다툼에 이용된 난리굿이 됐다. 그 난리굿 속에 대한민국은 갈 곳을 잃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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