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업체 20여대 본계약

파운드리·D램 노광 공정 투입

삼성전자가 차세대 반도체 핵심장비 구매에 4조원을 투자했다.

2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벨트호벤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20여대를 구매하는 4조원 규모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ASML은 EUV 장비를 독점공급하는 업체다. 이번 본계약 체결은 작년 10월 삼성전자가 ASML에 15대 발주 구매의향서(LOI)를 보낸지 3개월 만에 이뤄졌다. 당시 총 투자금액은 3조원이었지만 실제 계약에서는 1조원이 더 늘었다. 이번에 발주한 EUV 장비는 향후 2년내 삼성전자에 공급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12면 (본지 2019년 10월 15일자 1면 참조)

이번 계약은 경기 평택 2라인, 화성 EUV라인, 중국 시안 2라인 등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3대 핵심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시점에서 선제적 투자로 해석된다.

EUV 노광장비는 1대당 가격이 1500억~2000억원에 달하는 최고가 반도체 제조장비다. 노광(露光)이란 반도체 웨이퍼 원판 위로 빛을 쪼여 회로 패턴을 새기는 공정을 말한다. EUV 노광장비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광원보다 파장의 길이가 14분의 1 미만이어서 더 세밀한 회로를 그릴수 있다.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반도체 회로 선폭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공정부터는 EUV 장비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계약한 EUV 장비는 파운드리 사업과 메모리반도체인 차세대 D램 (4세대 10나노급·1a)공정에 사용될 전망이다.

이번 EUV 장비 계약은 ‘이재용식(式) 반도체 초격차 전략’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작년 4월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 시스템반도체(모바일AP·이미지센서·파운드리 등)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EUV 장비 투자와 관련한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천예선·정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