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기전세주택 간담회 열어
퇴거 후 자가마련 사례 등 경험담 나눠
“2031년까지 9300호 재공급할 것”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논란이 된 만기 도래 장기전세주택 입주민들의 재계약 보장 요구 등에 대해 “(그것은) 비양심적인 요구”라며 “서울시는 예외를 둘 수 없고 주거안정의 기회는 다른 분들에게도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장기전세에서 내 집으로, 서울의 주거사다리 희망토크’ 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일부 기존 입주민들의 계약연장 및 분양전환 요구에 대해 ‘불가’ 원칙을 강조하며 “장기전세주택은 서울시민이 함께 기회를 누려야 하는 정책”이라면서 “아주 연세가 많아서 거동이 불편하거나 누가봐도 어려운 형편인 분들의 경우 퇴거 후 매입임대 등 대안 주거지를 지원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내년 20년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전세주택 310호를 시작으로 2031년까지 총9300호를 순차적으로 반환받아 신규 입주민에게 재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장기전세주택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보유한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약 12%를 차지하며 현재까지 약3만8296호가 공급된 임대주택이다. 자가마련 등의 이유로 퇴거한 가구가 있어 현재까지 누적 4만5715가구가 제도의 혜택을 누렸다.
이날 간담회는 장기전세주택에서 내 집 마련에 성공했거나 준비 중인 입주민·퇴거자 13명, 주거·부동산 전문가가 참석해 주거비 절감과 저축, 자산 형성, 청약 당첨 경험 등을 나눴다.
12년 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소재 장기전세주택에서 거주했던 한 여성은 “세 딸과 시어머니, 남편과 함께 6인이 장기전세주택에 거주하며 삶에 여유와 희망이 생겼다”면서 “심리적 안정 속 아이들이 모두 대학에 진학해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했고 퇴거 후 내집마련에도 성공했다”고 거주 소감을 전했다.
현장에서는 소득 기준 완화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다. 5년째 장기전세주택에 살고 있는 한 입주민은 “재계약할 때 자산기준을 넘으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이 있다”면서 “자금을 축적해야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데 기준을 넘으면 또 나가야 하니 이 부분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서울시의 장기전세주택에 대한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장기전세주택은 중산층으로 임대주택의 수요층을 넓힌 선도적인 제도로서 현 정부의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의 모델”이라며 “다만 현재 시 재원으로만 운영되고 있어 장기전세주택에 대한 지원이 먼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정부가 장기전세주택을 닮은 ‘보편형 공공임대주택’ 도입을 얘기한 것을 보고 시장으로서의 보람을 느꼈다”면서 “제도의 당초 취지가 20년이라는 기간을 잘 활용해서 내집마련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인 만큼 많은 모범 사례가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지난 8월 10일부터 19일까지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기전세주택 시민인식조사’에서는 장기전세주택에 대한 높은 수요가 확인됐다. 조사에서는 장기전세주택 공급을 지속해서 확대하는 데 대해서는 78.3%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장기전세주택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 자가 마련 기회를 지원하는 것(38.4%)’을 꼽았다.
현행 최장 거주기간인 20년에 대해서는 ‘현재 수준이 적정하다’는 응답이 53.2%를 차지했다. ‘단축해야 한다’는 응답은 25.7%로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 18.5%보다 7.2%포인트 높게 조사됐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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