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실무진 물밑 접촉
정기지연 등 속도 낼듯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역대 최장 출근저지를 당하고 있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설 연휴 후 부터는 경영 정상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전망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23일까지 무려 21일째 윤 행장의 출근을 막아서고 있다.
최근 윤 행장은 본점 출근 시도를 통해 공개적으로 노조와 대치 국면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노사 실무진 사이의 접촉을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기업은행 노무담당 부서 직원들은 매일 노조 집행부 간부들과 유·무선으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본점 내 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노조의 입장을 경청하고 노조의 구체적인 주장에 대한 사측의 입장을 정리해 전달하는 등의 업무로 노무담당 부서 직원들은 사실상 밤샘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밑에서 노사 실무진과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조만간 윤 행장과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며칠 전에는 노무담당 직원들이 밤을 새가며 업무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무진 사이의 물밑 접촉이 늘면서 행장과 위원장간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말했다.
사측의 적극적인 대화 시도는 더 이상 경영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매년 1월 중순에 이뤄졌던 정기 인사가 지연되면서 일선 지점의 영업 동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서 시중은행들과의 경쟁이 나날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사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은행 지점마다 대출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일선 지점의 대출영업 차질은 거래 기업들의 불안감도 부추기고 있다. 실제 기업은행과 거래를 해온 중소기업인들 사이에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금 지원에 차질이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기업으로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 같아 걱정이 크다”며 “경제도 불안한데 믿고 거래 하는 은행까지 어수선하다고 하니 혹시나 기업들이 피해가 생길 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설 연휴 후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윤 행장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결단을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사 실무진 사이에서 그간 해온 의견 조율을 토대로 김형선 위원장과의 1대1 면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무산될 경우 보름 가량 늦어진 정기인사를 일부분 단행해 일선 지점의 영업 차질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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