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에 중국 치킨게임까지
글로벌 1·3위 철강사 마저 고로 '셧다운'
“아시아 시장 중심 불균형 지속 우려”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 현대제철에 이어 세계 5위 철강 생산량을 가진 포스코마저 감산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글로벌 철강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에 따른 완성차 공장의 셧다운으로 철강수요가 증발하면서 고로를 폐쇄하는 글로벌 철강사들이 늘고 있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경제가 마비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주요 철강사들이 철강 생산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하고 있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은 최근 이탈리아 타란토제철소의 생산량을 2% 감축하기로 했다.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도 고로 4기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이미 가동을 중단한 폴란드 제철소 재가동 시기도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 17일 세계 3위 철강업체인 일본제철도 지바현에 위치한 키미츠 제철소 고로 1기를 가동 중단했다. 이미 가시마제철소와 와카야마 제철소에서 각각 고로 1기 씩을 이미 셧다운한 상태다. 줄어드는 철강 생산량은 전체 생산능력의 20%에 해당하는 연 880만톤(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 외에 미국 US스틸, 인도 JSW스틸도 일부 고로시설을 폐쇄했다. 남미 최대 철강사인 브라질 게르다우는 전기로 가동을 멈췄다.
순도가 높은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를 한번 폐쇄하면 재가동까지 최소 3개월의 시간과 5000억원 가량의 비용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철강사들이 고로 불씨를 끄는 것은 쇳물을 녹여 철강제품을 만들어도 내다 팔 시장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과 인도, 남미, 중동 등 주요 철강 시장 수요는 1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과 아시아 지역에선 5~10%가량의 수요가 사라질 것으로 우려했다.
철강재 중 고부가가치 제품인 자동차 강판 수요 감소가 특히 두드러진다. 프랑스와 스페인 등 주요 유럽 국가에서 지난 3월 신차 등록은 최대 85%까지 줄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RBC캐피털마켓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이 전년 대비 1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미국 셰일가스 생산량도 크게 줄어 이들 업체가 사용하는 강관 제품도 수요 감소세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철강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세계철강협회(WSA)가 올해 글로벌 수요 예측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WSA는 매년 4월과 10월 정기적으로 내놓던 철강 수요에 대한 단기전망(SRO) 발표를 6월로 잠정 연기했다. 선진국 제조업 업황이 빠르게 침체되면서 2분기 이후 철강 수요가 얼마나 줄어들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WSA 설명이다.
여기에 중국 철강업계가 생산량을 오히려 늘리면서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난 2017~2018년 구조조정을 위해 감산에 들어갔던 중국 철강업계가 지난해부터 다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며 "아시아 철강 시장 내 수급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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