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인수가 놓고 FI·SI ‘시각차’

이달 초 예비입찰…롯데케미칼 M&A 의지 높아

유럽 고객사 접근성에 SKC 등도 관심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두산그룹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공개매각에 나선 두산솔루스가 이달 초 예비입찰을 앞둔 가운데, 롯데케미칼과 SKC 등 전략적투자자(SI)가 매각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리스크를 고려하는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베팅에 소극적인 틈을 타 신사업 확장 의지가 있는 SI로 인수전이 기울고 있는 양상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SI와 FI 등 10여 곳에 투자설명서(IM)을 배포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프라이빗 딜 형태로 진행되던 협상이 무산된 뒤 공개매각으로 전환하면서 두산솔루스에 눈독을 들이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이달 초 예비입찰을 진행한 뒤 실사 등을 거쳐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스카이레이크와 협상 결렬의 배경이 기업가치에 대한 견해 차 때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FI의 인수의지는 다소 꺾인 상황이라는 게 투자업계 설명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베팅하고 수년 내 기업가치를 올려 되팔아야 하는 FI로서는 현재의 기업가치보다 미래 성장성을 높게 반영한 두산 측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양날의 검’인 대기업 고객사 보유도 FI들이 두산솔루스 밸류업 전략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요인이다. 통상 부품과 소재 공급의 안정성을 위해 멀티 벤더를 선호하는 대기업들이 발주를 주도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주도권을 갖고 안정적인 실적을 관리할 수 있는 구조가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반면 신사업 기회로 M&A를 바라보는 대기업 등 SI 가운데서는 롯데케미칼이 강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M&A를 통한 사업다각화를 천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예금이 1조8000억원, 현금성 자산은 3조7000억원에 달하는 등 ‘실탄’도 넉넉히 보유하고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에틸렌 계열 위주의 범용제품 생산을 확대하는 ‘규모의 경제’ 전략을 펴 왔지만, 최근 경쟁사 등이 전기차 배터리 소재 등 미래사업에 일제히 뛰어들면서 첨단소재 사업 기회 발굴에 고민을 거듭해 왔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양극재 분야 글로벌 선두 업체인 히타치케미칼 인수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 인수 실패 후 히타치케미칼을 인수한 쇼와덴코 지분 4.69%를 1700억원에 매입하며 시장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또 알루미늄박을 생산하는 그룹사인 롯데알미늄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양극 집전체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수 있다.

지난해 SK넥실리스(구 KCFT)를 인수한 SKC도 잠재 후보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두산솔루스보다 SK넥실리스의 동박 제조 기술력을 우위로 평가하고 있지만, 두산솔루스의 유럽 공장 보유를 큰 메리트로 여기고 있다.

여전히 관건은 가격이다. 5월 말 기준 두산솔루스의 시가총액은 1조2500억원 선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증설이 집중되고 있는 유럽에 위치한 유일한 전지박 업체이며, 유럽지역의 높은 진입장벽을 감안하면 현 시가총액 수준에서 20% 내외 프리미엄으로 인수하는 것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