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확장 지원·이익 90%배당
부채 늘고 건전성 부담도 커져
자본까지 줄며 결국 증자나서
우리금융지주가 자기자본이 줄어들며 응급상황에 빠진 우리은행에 1조원을 ‘긴급수혈’에 나선다. 지난해에는 지주사 ‘뒷바라지’에, 올해에는 대출확대로 건전성 부담까지 늘면서 튼튼함을 자랑하던 우리은행의 체력도 드디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해서다.
16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17일 신주 4000만주(발행가액 2만5000원)를 발행한다. 이번 유상증자를 거치면 3조3800억원 규모였던 우리은행 자본금은 1조원 가량 늘어난다.
우리금융은 유상증자 배경을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손실 흡수능력을 확보하고 중소기업 등에 대한 여신지원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미래를 대비한 준비 차원의 유상증자라지만, 후속대책의 성격도 섞여 있다.
우리은행 재무제표를 보면 지난 3분기 말 차입부채는 18조원으로 작년 말 이후 1개월 사이 2조8000여억원 늘었다. 지난해 1년 통틀어 늘어난 규모(1조2000억원)를 단 3개월 만에 넘어섰다. 차입부채는 은행이 외부에서 상환을 약속하고 빌린 자금이다. 차입금(원화·외화), 콜머니 등이 포함된다.
발행사채도 올해 첫 1분기 중에 1조3000여억원 증가했다. 이 역시 지난해 연간 증가폭을 웃돈다. 반면 같은 분기에 고객 예수금으로 조달한 자금은 2조8000억원 가량으로, 지난해 증가폭(15조원)에 못 미친다. 우리은행이 올해 초 시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차입이 급증하는데 이익증가세가 따라가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은행의 자기자본은 줄어든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중간·결산배당을 벌여 지주사에 1조3000억원의 배당금으로 보냈다. 전체 이익의 89.8%다. 1년 농사로 번 돈을 갓 설립된 지주사가 재무적 토대를 갖추는 종잣돈으로 몽땅 내놓은 셈이다. 대규모 현금배당을 하면서 우리은행의 이익잉여금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3월 말 우리은행의 BIS총자본비율은 14.77%로 지난해 말보다 0.63%포인트(p) 줄었다. 다른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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